집사 일지 (8)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by 진이랑

새벽마다 자연스레 제 가슴 위에 올라와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린 지 10일이 되었다.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시엘이의 습관이 되어 특별한 일이 없으면 5시 반이 되면 정확히 가슴 위로 올라옵니다.


야행성인 시엘이가 새벽에 배고파할까 봐 자기 전에 밥을 챙겨주고 잡니다. 며칠 전에는 간식을 챙겨줘서 밥을 안 챙겨주고 잤더니 4시 반에 슬며시 올라와서 고롱고롱 거리는 바람에 일어나서 밥을 챙겨주고 왔습니다. 아직도 시엘이의 밥은 사료 반+참치 반입니다.


다시 잠을 청하니 5시 반에 와서 다시 애교를 부립니다. 그 이후 자기 전에 잊지 않고 밥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예전 시엘이의 아침 패턴은 아내가 새벽 6시에 일어나면 문 앞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엘이는 평소 불러도 오지 않지만 밥을 주기 위해 부르면 바로 옵니다.


추석 이후 시엘이가 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깨우러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아침 당번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시엘이의 아침을 챙겨주었고 아내는 간택되어 좋겠다며 서운한 듯한 어투로 놀렸습니다.


시엘이가 5시 반에 깨우는 통에 아침잠이 많은 저는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아내는 조금 더 일찍 자는 걸 추천했지만 11시에 자는데 더 빨리 자는 건 무리라며 사양했습니다. 하루는 시엘이도 피곤했는지 5시 반에 고롱고롱 거리다가 조용했습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배 위에서 잠들었다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쿠션이라며 좋아했습니다.


시엘이와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며 시엘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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