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이랑 Nov 27. 2021

고객센터는 고객을 위한 곳이다

신속성, 전문성, 친절함

 고객상담을 하다 보면 다양한 고객을 마주한다. 비대면으로 하는 음성 업무이다 보니 감정을 표출하는 분들도 많다. 코로나 이후 이직을 하며 고객상담 업무에 종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고객상담 업무를 하시는 분들의 경력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지만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업무를 하고 있다.


 상담업무의 중요 포인트는 신속성, 전문성, 친절함이다. 많은 고객들이 고객센터를 찾기 때문에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고객들의 시간을 지켜줄 수 있다. 하루 100명 내외의 상담을 진행하는데 근무 시간은 8시간, 즉 480분이다. 업무 처리하는 시간 및 대기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상담 시간으로 1명에게 할당되는 시간은 약 3~4분이다.


 개인 편차가 있어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객들도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섞여 있는 불만 건의 경우는 장시간 상담이 진행되기도 한다. 업무 처리가 되지 않아 불만 제기를 하기 위해 상담을 하기 전부터 이미 감정적으로 고조된 상태일 것이다. 상담받기 전에 앞에 상담하는 고객들로 인해 기다리는 시간들은 고객들에게 더욱 길게 느껴질 것이다.


 상담이 시작되는 순간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여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감정이 고조된 고객들은 흥분 상태이기 때문에 정보 확인 과정에서 이미 감정을 쏟아내실 때도 종종 있다. 고객은 회사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것이다. 상담사는 회사의 대리인으로 고객 접점이 된다.


서비스업에서 고객 접점은 고객에게 회사의 첫 이미지를 형성하게 하는 순간으로 MOT(Moment Of Tru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첫인상이 회사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상담사는 목소리만으로 고객을 맞이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중요하다. 솔톤의 밝은 목소리와 어감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하지만 상담사도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지속되는 부정적인 말에 상처를 입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상담사가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고객의 불만은 회사에서 상담사로 전이된다. 고객과 상담사가 감정적으로 다툰다면 언제나 상담사가 질 수밖에 없다. 괜한 자존심을 부린다면 일은 더 커지게 된다. 상담사는 회사에 고용된 대리인이고 고객은 회사의 우선순위이다.


 상담 업무라고 하면 단순히 앉아서 전화만 받는데 뭐가 힘드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순간순간의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퇴근할 때가 되면 심신이 피곤하다.

그래서 동료들끼리 모이면 오늘 있었던 인상 깊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나 또한 아내에게 주로 하소연하는 편이다. 하루 8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기 때문에 일을 하며 생기는 사건, 사건들이 나에게는 가장 편히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글로 옮기진 않는다. 개인 정보 보호법이 있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업무를 하게 되며 알게 되는 고객 정보는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


 오늘 조회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고객센터는 고객을 위한 곳이다. 우리는 회사의 대리인일  고객 불만에 감정이입을 하지 말자. 우리는 회사의 이미지를 만드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보고 싶은 엘 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