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

정제원의 정신건강의학 수업

by 정제원 작가

흔히 우울증을 '감기'에 비유하곤 하죠. 저는 이 의견에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감기는 어떻죠? 그냥 집에서 푹 쉬면 알아서 낫죠? 우울증도 그럴까요?


저는 우울증을 '감기'가 아니라 '폐렴'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감기는 쉬면 알아서 회복되지만 폐렴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죠.


이 사진이 뭘까요? 이 사진은 뇌에 있는 '시냅스'라는 부분입니다. 위에 있는 시냅스를 A, 밑에 있는 시냅스를 B라고 해볼게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보통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SSRI라는 약을 처방합니다. 한국말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라고 합니다. 조금 말이 어렵죠? 쉽게 설명해 볼게요.


아까 A에서 B로 사진과 같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푱푱푱푱 하고 보냅니다. 근데 A가 100을 다 주지 않고 일부분은 자기가 다시 가져갑니다. 줬다 뺐는 거죠. 근데 이 줬다 뺐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막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B한테 신경전달물질이 더 많이 전달되겠죠? 뇌 속에 수많은 신경전달물질이 이렇게 팡팡 잘 전달되면 어떻게 될까요? 뇌에 세로토닌이 더 잘 돌겠죠? 그래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라는 단어를 쓰는 겁니다. 줬다 뺐는 걸 '재흡수 억제', 일부러 막아서 뇌에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킨다는 거죠.


제가 이 말을 왜 장황하게 할까요? 결국에 우울증은 마음의 문제라기보다 뇌의 이상으로 생긴 문제이고, 이것의 치료는 약이며, 약은 뇌 속에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을 통해 치료를 돕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감기가 아니라 폐렴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치료를 받으면 좋아지거든요. 어떻게? 신경전달물질의 재배치로 말이죠.


제가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요? 의대, 약대도 아니고 평범한 수도권 4년제 경영학과 학생인데?


살기 위해서 배웠습니다. 행복하고 싶고, 살고 싶어서 공부를 했었어요. 그리고 이왕 처방받아서 먹는 거 제대로 알고 먹고 싶었어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와 같은 길을 걸어올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이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