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차량 운행 목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단연 출퇴근이다.
왕복 약 50km,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짧지는 않은 거리이다.
물론 그 시간은 오롯이 나 혼자만의, 나만 내 차에 타있는 시간이다.
그렇게 주로 혼자 운전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운전 습관이 거칠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어떻게든 이번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는 가야 한다든가,
천천히 가는 앞 차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든가,
핸들을 확 꺾어서 코너링이 부드럽지 못하다든가,
급정거가 잦아진다든가,
내 앞에 차가 있으면 왜인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든가 하는.
처음엔 지각을 할 순 없다는 것을 핑계삼아 출근길에서만 그랬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는 그게 습관이 됐는지, 나는 딱히 급할 이유가 없는 순간에도 내 앞의 모든 차들을 답답해 하며 조급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 때처럼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해 앞에 있던 차를 추월했는데, 그 차의 운전자는 조수석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었다.
그 날 저녁 지나가며 스치듯이 본 그 모습을 곱씹으며, 어쩌면 내가 계속 운전이 거칠어지고 도로에서 마음이 급해지는 원인이 운전을 혼자서 해버릇하는 그 자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출퇴근길에 누군갈 태워다닐 순 없을 터.
그래서 모임이나 여행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꼭 내가 나서서 운전을 하는 것을 자처했다.
확실히 누군가 옆에 있으니 실제로는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의도적으로 더 안전하게 운전하려고 노력은 하게 되었다.
동승자의 안전에 대한 책임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게 하나, 내 운전이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게 하나의 이유였다.
그 책임감을 가볍지 않게 받아들였고, 운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추월하며 지나쳤던 그 차량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대화를 하며 가다보니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혼자 운전할 땐 모든 신경을 운전에만 과집중했다면, 누군가 있을 땐 운전에 필요할 정도로만 적당히 집중하며 집중력의 잉여분을 옆사람에게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니 되려 답답함의 역치는 올라갔고, 도로의 모든 상황에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내 운전 습관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하에, 지금까지도 나는 가급적 차에 사람들을 태워주려 한다.
물론 보통은 차를 얻어탄다는 일 자체에 고마워하며, 혹시나 내가 운전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솔직하게 얘기하기 어려워하지만 그 역시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눈치챌 수 있다.
창문 위 손잡이를 몇 번씩 잡나, 브레이크를 잡을 때 몇 번씩 움찔하나 등등.
결과적으로 나는 나를 위해 조수석에 사람을 태우는 것이니, 사실 얻어탔다고 해서 나에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고맙다며 커피나 밥을 사주거나, 심지어는 기름을 대신 넣어주기도 한다.
오히려 내게 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론 차를 얻어타는 일을 여러가지 이유로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그럴 땐 나 역시 제안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하면서까지 내가 그들을 태울 필요는 일절 없거니와,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