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세상 야하게 읽기

글을 쓰느 이유

by 카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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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타는 소리가 들린다 내 마음이 우아한 장미빛으로 탄다


글을 쓴다는 건 지독하고 지순한 집중력과 좌절할 일 없는 지속력의 연속이다. 세상의 융단폭격에도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세속에서 탈피한 사람 같은 초월성, 부끄러움도 무릅쓰는 뻔뻔함이 요구된다. 적어도 겉으론 그래야 한다. 이 부분에서 난 자질 부족이다. 오프라인에서 브런치 주소가 공개됨을 겁내고 ‘우르르 쿵쾅’ 쏟아질지 모르는 세상의 융단 폭격을 피해 썼다가도 삭제하고 숨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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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라이브러리, 나는 죽은 후에도 여기서 책을 읽을 것이다.


진실의 모낭이 있다면 마주하기 불편하고 쉽게 집기 어려운 해삼이나 멍게 모양일 거다. 맛나지만 보기에는 불편하다. 동성연애에 대한 비판글을 쓰기도 했다. 부정적으로 보면 차별의 글이지만, 혀의 돌기가 동성애자를 비판한다고 이성애들조차 나와 함께 편도염을 앓을 필요는 없다. 동성애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주장하기 전에 최소한 그들이 동성애를 경험하기 전의 리즈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노력만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따듯한 에너지가 넘치는 비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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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빛이 나비의 가루처럼 방안을 날아 다닌다


여기저기 모나고 뾰족해진 내 혀의 돌기는 새로운 맛을 찾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정신을 멍청하게 만드는 신념 체계들의 독재’에 맞서 고군분투할 것이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진리의 근사치에 머무르려고 노력 할 것이다.


때때로 신성 모독을 부추기는 잘못된 일부 기독교 특유의 폐쇄성을 닳게 하는 사역을 감당할 거다. 때론 의사의 입장에서 과학적 이해라는 관점을 존중해야 하고 그 관점에서 본 세계 또한 신의 섭리가 풍요롭게 녹아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과학적인 증거와 종교적인 증거가 진리로 향하는 같은 길목에서 화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그것을 단편적인 글로 표현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른 사회로 가면 영락 없이 부일 될 대한민국의 편견과 전체 주의적 사고 방식과 다툴 것이다. 사람이 책을 읽지만 책도 나를 본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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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책을 읽지만 책도 나를 본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자기 삶의 시인으로 사는 멋진 사람은 '

침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죠

찬사와 비난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쓴글로

결코 참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나의 뮤즈가 사는 고요한 숲속에 있는

장미꽃 그늘에서 조용히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애를 쓰며 고뇌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해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야 깨달았읍니다

내 고뇌와 슬픔은 영광스럽게도

꽃다발을 만들기 위한 꽃이었구나

젊었던 순간도

늙어가는 지금 이 순간도

잘했던 순간도

그리고 못했던 순간도

나중엔ㄴ 제법 읽을 만한

아름다운 한 줄의 시가 됩니다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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