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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Jul 02. 2023

중꺾마

그냥 일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랬어. 하지만 중요한 건 상황마다 바뀌는 거겠지. 사람은 서울로 가고 말은 제주로 가란 말이 있듯 누군가한텐 방향이란 중요한 거고 신경써야 할 말일 거야. 하지만 제주에 혼자 살고 술엔 약해도 잘못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게 무슨 소리냐면, 글쎄.


나 원래 글 이렇게 쓰는 거 알잖아. 모른다면 할 말 없고. 그냥 가끔을 말처럼 달리고 싶어.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 말고. 그냥 푸른 초원 달리면 기분 좋지 않을까?


새로 태어나려면 삼 대가 덕을 쌓아야 한대. 어디서 들었냐고? 몰라. 무슨 네이버 기사 댓글이었더라고. 앵무새를 죽였다는 주인이었나 뭐였나. 솔직히 제목도 내용도 기억 안 나는데 그 댓글이 인상적이었어. 새가 되려면 덕을 쌓아야 하는구나. 난 이때까지 바보인줄 알았어. 바보로 태어나려면 삼 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본인만큼은 정말 편하잖아. 엄마는 항상 나보고 짱구처럼 살라고 했는데


그건 불가능해. <엘리멘탈>을 본 사람들은 알 거야. 불과 물은 섞일 수 없어.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되는 만남이니까. 그런데 <엘리멘탈>에선 불과 물이 사랑해. 오랜만에 본 영화가 픽사라 다행이야. <업> 비하인드? 내용도 오프닝처럼 해주는데 좋더라.


역시 대기업은 달라. 추억이란 향수를 공략하면서 새로운 영화의 흥미까지 끌고. <업>을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좋겠지. 무한도전에서 노렸던 토토가도 그런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해.


그냥, 그렇다고.

짧은대본은 아닌데 그냥 


생각이 많아서 글을 써. 어젠 촬영이 두 개였어. 1일부터 촬영이 두 개라니, 호재잖아. 호재 좋지. 6시에 일어나서 8시 콜타임인 단편영화를 위해 동묘로 갔어. 끝나고 여유로웠지. 짧았거든. 끝나곤 친형도 만났어. 밤 8시엔 다른 단편영화의 촬영을 갔지. 시작은 10시인데 콜타임이 8시라 무슨 이유가 있을까 했는데, 없더라고.


그 팀을 욕하기 위함이 아니야. 그냥 내가 너무 못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 대사도 짧은데 그것도 완전히 암기 못 한 거 같고. 멘탈이 흔들리고. 피곤하고. 하루에 촬영 두 개는 무리라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지만 그냥 변명이지. 감사한 일에 변명이나 하는 내 자신이 쪽팔리기도 하고.


괜히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고 스토리에 올렸던 거 같아. 디엠이 오더라고. 

그냥, 아쉽고 안타깝고. 부족함이 매번 느껴지는 거 같아. 쉬는 시간에 밖에서 바람 좀 쇠는데, 한 스태프가 말하더라고. 점점 자연스러워진다고.

잘하고 있다고.


쪽팔렸지 뭐.. 연기한다는 애가 당연히 자연스러워야 하는 건데. 

점점..

가라앉는 기분은 꼭 늪 같아서

한번 이런 잡생각에 들면 헤어나오질 못해.


2시 30쯤 잠들었던 거 같아. 촬영은 대충 1시 넘어서 끝났던 거 같고. 집 도착했을 땐 2시 근처였던 거 같아. 그래도 가까워서 택시 타니까 금방이더라고. 돈 올라가는 것도 금방이여서 문제지.


일어나니까 13시 반 정도였어. 난 알람도 안 맞췄으면서 왜 아이폰 수면모드를 켰을까. 데이터도 끄고. 9시에 항상 울리던 알람이 울리지 않으니까 기분이 이상했어. 어젠 하루가 참 길었는데 오늘은 참 짧은 기분이야. 일어난지 이제 4시간 정도 된 거잖아.


어젠 새벽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깨어있었던 거고. 그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나긴 하네.

일어나고 할 일이 없어 에타에 들어갔어. 핫게시글 중에 재밌던 글이 있더라. 그 글의 본문 마지막엔 


'여성 대상 범죄가 줄고 남성 대상 범죄가 늘면 인권이 개선되는거임?'


띄어쓰기 한 톨 안 틀리고 인용했어. 이런 거 갖고오면 반페미로 보던데 난 페미도 반페미도 뭐로 규정되는 건 싫어. 사실 모르면서 떠드는 걸 싫어하기에, 그냥 조용히 있을 뿐이야. 근데 나보다 페미니즘에 모르는 애들이 페미니즘을 소비하더라고. 솔직히 좋게 보진 않아. 기왕이면 공부는 좀 했으면 해. 어려운 거 아니잖아. 제대로 된 책 몇 권 읽는 것도 힘들면, 공부 어떻게 해.


오늘 글의 주제는 이게 아니니까. 그리고 갈등 일으키고 싶지도 않고.

그냥 저 말이 흥미롭더라고. 저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거든. 미러링에 대한 고찰도 되고.


새끼손가락


뭔가 손의 털 때문에.. 자르고 자르다 보니 어느 손가락인지 구별도 안 되게 만들었네. 왼쪽 새끼 손가락인데, 사진엔 잘 안 담기네. 근데 뭐 그냥 까진 거여서 별거 아니긴 해. 후시딘 발라두니 뭔가 반짝반짝하다.


어제 촬영 때 화장실 씬이 있었어. 뭐 어쩌다 저렇게 됐더라고. 근데 손 씻는 장면이 있어서.. 따갑더라고 ㅎㅎ

씬이 끝나고 밴드 붙여도 잘 아물지도 않고 덥고 그래서인지 영..

밤에 다른 촬영 때 너무 피곤했던 거 같아. 이게 다 저 손가락 탓이야. 웬 생채기 때문에. 


잘 때 나도 모르게 이마를 긁었나봐. 이마에도 상처가 생겼어. 손톱으로 긁은.. 하.. 요즘 날씨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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