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볼에 난 세 줄짜리 흉터는
바코드라도 되는 걸까요
이름 대신 번호를 스캔하면
삐빅, 불협화음 같은 소리가 나고
나는 어색한 자기소개를 시작해요
증명사진 속의 모습처럼 미소 지어 보지만,
실물과 자기소개서를 눈대중하며
가짜 웃음 마이너스 일 점
딱딱한 인상착의에 플러스 일 점
당신이 매긴 점수로
나의 카탈로그가 하나 만들어져요
위에서 아래로 나를 훑는 당신의 시선과
날카로운 말을 감춘 듯한 뾰족한 입에
사실은 나 아주 무서워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어요
행운을 빌어요
희미하게 들린 목소리는
내 마음대로 상상한 환청일지도 몰라요
알아요, 나에게 못생긴 줄무늬가 있지요
하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예쁜 매력이라고 여겨줄 수는 없는 건가요
인사를 건네는 당신에게도
줄무늬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들어가 앉을 곳 하나 없이
내게는 이 시간이 너무 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