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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Oct 18. 2022

줄무늬 사나이의 면접

내 볼에 난 세 줄짜리 흉터는

바코드라도 되는 걸까요

이름 대신 번호를 스캔하면

삐빅, 불협화음 같은 소리가 나고

나는 어색한 자기소개를 시작해요

증명사진 속의 모습처럼 미소 지어 보지만,

실물과 자기소개서를 눈대중하며

가짜 웃음 마이너스 일 점

딱딱한 인상착의에 플러스 일 점

당신이 매긴 점수로

나의 카탈로그가 하나 만들어져요

위에서 아래로 나를 훑는 당신의 시선과

날카로운 말을 감춘 듯한 뾰족한 입에

사실은 나 아주 무서워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어요

행운을 빌어요

희미하게 들린 목소리는

내 마음대로 상상한 환청일지도 몰라요

알아요, 나에게 못생긴 줄무늬가 있지요

하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예쁜 매력이라고 여겨줄 수는 없는 건가요

인사를 건네는 당신에게도

줄무늬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들어가 앉을 곳 하나 없이

내게는 이 시간이 너무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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