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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Oct 17. 2022

그것을 기다리며

수면 위로 주둥이를 내밀다 싶다가도

순간 사라져버리는 그것

입속을 감고 도는 회 맛

마음에 쏙 드는 시 한 편의 맛

어시장 스티로품 박스 속

양식 횟감은 내 입맛엔 맞지 않아

찌를 달아 던져 낚싯대로 전해지는

입질을 기대하는 동안

나는 마음속 펜과 노트를 준비한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전율

마침내 손에 잡혀 퍼덕거리는 놈을 바라보며

나는 대양을 헤엄쳐 다니던 녀석을 상상했다

그때 시상의 영감이

눈앞에서 퍼덕거리는 그것처럼 

가슴을 뚫고 돋아난다

잡힌 녀석을 양동이에 던져 넣고

다시 낚시를 드리우고

그것을 기다린다

양동이에 그것이 가득하기를 기대하며

나는 마음속 원고지에

또박또박 시를 써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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