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Jul 25. 2023

블로그 체험단

그냥 일기

부업이라고 할 건 아니고

요즘 블로그 체험단을 하고 있다

약간 주객이 전도된 느낌인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생각보다 일정 조율이 힘들다..

혼자 가기 대부분 애매한 곳이기도 하고

대인관계 폭이 좁은 나의 문제이기도 하고


뭐 그렇다..

그리고 뭔가 양심에 걸리는 기분..?

근데 나는 할 말은 하는 편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블로그 유입이 없다 ㅎㅎㅎㅎ


어제 친구랑 샤브샤브를 먹고 왔다 체험단으로 갔던 곳인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었다 깔끔하고 가성비도 좋고

맑은 국물이 아니라 해장국처럼 빨간 국물이었는데

여긴 죽이 아니라 볶음밥을 먹는 특징이 있었다


매장에 들어올 때 일반 손님과 블로거는 구별되지 않는다

나는 조용히,, 테이블에 물을 가져다줄 때 소곤소곤 얘기한다

저 블로거..


그랬더니 들고왔던 밥을 다시 들고갔다

뭐지..?

메뉴가 정해져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이러고 있었는데

아까 그 밥이 그대로 나왔다

뭐가 달라진 건진 모르겠다

칼국수 사리와 볶음밥(?)용 밥이 기본 세팅 같던데..

뭐 어쨌든 맛있었다

우리한테만 친절한 건 아닌 거 같았고

손님들한테도 친절했고


다만 그 밥은 이유를 모르겠다

친구는 무심했다 밥을 갖고 갔는지도 모른다

밥을 새로 퍼줬나 싶기도 하고

알 방법이 없으니,,

난 사실 일식집 알바할 때 김치와 단무지는 퍼놓긴 했었다

그러면 사실 맛이 떨어지긴 하는데

귀찮았던 시절..

고깃집 알바할 때도 볶음밥용 밥은 다 세팅을 해둔다

그래서 엄청 딱딱한데

어차피 판에서 볶을 거고

딱딱하다는 건 만지지 않으면 모르기에

알바생들만 아는 사실이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그걸 굳이 감안할 이유가 없는 손님이었거나


뭔가 되게,, 시처럼 행을 나눠서 오히려 읽기 불편할 거 같다 

이건 내가 마침표를 쓰기 싫은 탓에,, 생겨난 ,, 


오디션에 대해서 고찰해본다

진짜 음.. 우리는 이미지빨이라는 말을 쓰는데

오디션에서도 붙을 애는 뭘해도 붙는 거 같다는 거다

한번은 내가 선크림도 안 바르고 그냥 갔었다 가서 그냥 하고 왔다 아무 준비도 없었고 심지어 지각해서.. 나보다 뒷 순서인 사람이 먼저했다

근데 붙었다

그냥 그렇다고

물론 학생 작품이다 아래 예들도 학생 작품이다 좋게 말하면 독립 영화인데 글세,, 난 단편영화란 말이 익숙하다


풀세팅을 하고 가도 떨어지는 곳은 떨어진다. 확실히 느끼고 있는 사실 중 하나다. 물론 이것엔 내 부족함도 포함이다. 그래서 그냥 난 오디션에 따로 세팅은 하지 않는 편이다. 준비는 하지만 얼굴에 분칠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도 되게 갈리는 게 오디션에 안 꾸미고 가는 걸 이해 못하는 사람도 많다. 나도 그랬는데,, 그냥 붙을 거면 내 연기 보고 붙어야지? 약간 이런 느낌이 든다.


되게 자신감도 없고 그랬던 시절엔,, 붙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도 했다. 근데 생각이 바꼈던 건 하나였다. 연기영상 보내고 오디션이든 미팅이든 봤고 그때 보여준 나를 너희가 뽑았으면 그것도 감내해야지. 맞다. 무책임한 자세다. 하지만 내려놓아야 한다. 몸도 마음도 편해야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나름 내 살 길을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였다.


난 사실 다른 배우들처럼 분석을 깊게 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안 물어봐서 모르겠는데.. 최근에 광대를 맡은 배우를 보니, 분석을 정말 많이 했구나라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분위기로 연기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확실히 문제인데


졸업을 앞두자 이젠 현생과 생업을 구별할 때가 된 거 같다고 느꼈다. 취업 준비.. 나도 그 말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아 주연을 했던 단편영화들을 생각하면, 난 정말 이미지 때문에 뽑혔던 거였다. 그런 배역이었고. 사실 그렇게 연기력을 중요시했던 거 같지도 않다. 뭔가 참회록 같네.. 고해성사 같기도 하고.. 근데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제작자들의 입장은 그것대로 문제이지 않는가?


난 그래도 최선은 모르지만 할 만큼은 한 것 같다. 광고 영상을 찍었던 적이 있다. 상업 중에서도 유명한 병원이었다. 메인 배우는 유명한 배우였고. 그때 난 그 배역을 위해 연기영상을 세 개를 보냈다. 오디션이었다면 2차까지 본 걸 텐데(1차 때 한 개를 보냈고 2차 때 2개를 보냈다)


광고 영상에서 나는 정말 짧다. 짧지만 메인 배우를 제외하곤 비중이 높은 축에 속한다. 무슨 말이냐면 광고는 길면 안 보니까.. 짧아야 하지 않는가

어쨌든 그렇다. 이 얘길 어떤 촬영 대기 때 했었는데 다른 배우가 놀랐다. 3개나 보냈다고요?! 하면서 막

일반 친구들은 내게 그랬다. (영상을 보곤) 이런 것도 연기를 봐?


선배가 아니었으면 쌍욕을 박았을 텐데.. 어떤 친구도 그랬다. 그거 진짜 00 병원 맞냐고.


하핳.. 뭔가 자꾸 부정적인 이야기만 쓰는 거 같다. 뭐,, 오디션 얘기를 했으니 다시 얘기를 꺼내자면

필름으로 찍었던 단편영화가 있다. 뭐 정확히는 아트필름?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거기서 뭘 하지 않았다. 그냥 오디션 때 


숲에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보여주세요


그래서 숲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돌아다니고 나무를 보고, 뭘 안 했다. 그 공간은 사무실이었다. 흰 색의,, 평범한 사무실. 그러다 뭐라도 해야될 거 같았는데 그만 보여줘도 될 거 같다고 했다.


어,, 음.. 할 말이 없어졌고 몇 개 더 추가적으로 요청을 했었다. 나무가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나


그러고 현장에서 만났다. 난 내가 오디션 정말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주는 디렉팅 중 하나가 그거였다. 오디션 때 보여준 숲에 있다고 생각했던 거를 지금 보여주세요!


다른 사람들의 액팅을 보면서 난 놀라울 뿐이었다. 나도 뭐라도 해야될 거 같아 나무를 껴안고 뽀뽀했다. 대충 동국대 근처의 숲이었는데 위치는 모르겠다. 내가 얼마나 위기의식을 느꼈으면 나무에다 뽀뽀하고.. 그때 겨울이었는데 막 바닥 뒹굴면서 낙엽 던지고.. 


박소담 배우가 오디션 때 바닥을 핥았다고 했다. 왜 그랬는지 알 거 같다. 사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바닥을 뒹굴거렸던 건데


본능적인 무언가가 있긴 하다. 글도 처음이 어렵지 첫 문장만 떼면 그 다음부턴 술술 나오지 않는가. 아닌가. 


그리고 그 숲에서의 촬영이 있기 전 유튜브 스케치코미디에 출연한 적 있다. 보조출연이라 아무 생각 없이 갔다 대사가 있었는데,, 정말 너무 못해서 지금도 흑역사로 기억하고 있다. 아쉬울 뿐이다.


블로그 체험단 얘기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진 모르겠는데

뭐 요즘은 이렇다. 돌아오는 토요일엔 대학생들이 만든 연합 영화 동아리(?) 촬영이 예정되었다. 펑크족은 처음 맡아보는데, 이 촬영이 앞에 말한 오디션이었다. 지각하고 선크림도 안 바르고 나갔다는.. 근데 확실히 배역이 이미지만 보는 거기 때문에,, 내가 펑크족처럼 생겼나 보다 싶다. 오토바이 아직 만져본 적도 없는데 그날 가서 만져보게 생겼다. 오토바이 시동 거는 씬이 있던데,, 어렵진 않겠지.

작가의 이전글 비가 오는 날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