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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Aug 05. 2023

08.05

그냥 일기

오늘은 울었다 

이유가 없어서 운 건 아니지만

무슨 이유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혁오 Paul 가사 중



그냥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게 누구든 상관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내 주변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냥 그게 바람이 됐다. 나는 아직 너무 어린 탓인지 감정 조절이 안 된다. 하지만 표출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우는 거다. 안 그러면 고장 나니까. 사람이 장난감도 아니고 무슨 기름칠 하듯이 그러느냐 할 수도 있지만


그랬다. 물론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혈중눈물농도를 주기적으로 낮춰주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 건강해졌다는 뜻일지 바빠졌다는 뜻일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사회에 귀속되기 위해선 나 같은 개복치는 필요가 없다는 거였다.


운명에 갇혀진 삶은 슬프다. 손금이 그어진 대로 산다는 건 더욱이. 그래서 손금을 볼펜으로 긋는 상상을 해봤다. 그어지지도 않는 손금을 연신, 꾹꾹 눌러대면 조금이라도 선이 길어지길 바랐다. 그게 참 슬펐다. 변하는 건 모르겠고 아프기만 했던 기억을 손바닥은 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살아갔고


아는 만큼만 했었더라도 충분했을 세상이기에

하루가 너무 그리워서 울었다. 


아직도 눈물 연기를 하는데 하루를 이용하는 거 같아 미안하고

여전히 사랑하는 거 같아 더욱더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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