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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Oct 28. 2023

인생은 한번이야

그냥 일기

뭔가 갑자기 기분 좋아지는 일이 있었다. 특별한 건 아니고 릴러말즈와 제네더질라, 기리보이가 앨범을 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중에서 기리보이가 내 취향과 거리가 멀었다. 정확히는 저번 앨범부턴 기리보이의 발라드 느낌이 나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잘 듣고 있고 


특히 릴러말즈의 앨범을 난 하나도 거르지 않고 들었다. 제네더질라의 앨범 같은 경우는 거른 게 있었지만 이번 건 내 취향이다. 로꼬도 앨범을 냈다. 사실 내 취향에 적중하는 앨범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다. 들을 노래가 많다는 건 부자가 되는 기분이다. 부자 간접 체험을 이렇게 느낄 수 있다니, 얼마나 혜자로운가.


선택지가 많아서 뭘 먹을지 고민하는 회전초밥이랑 다른 느낌이다. 노래는 공짜니까. 정확히는 공짜처럼 보이는 거겠지만. 어쨌든 말이다. 회전초밥은 사실 접시를 먼저 보게 되지 않는가. 나만 그런가. 접시의 색깔에 난 위압감을 느낀다. 저건 8000원, 저건 2000원,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계산이 들어가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나는 앨범 단위로 듣기에 


남들이 볼 땐 약간 귀찮아보일 수도 있다. 앨범에 있는 모든 트랙이 취향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것은 초밥 세트 같은 거다. 거르고 싶은 초밥이 있을 순 있지만 세트로 먹고 마지막으로 계란초밥으로 마무리했을 때 그 맛도 분명히 존중해줘야 한다. 나에게 앨범은 그런 느낌이다. 좋아하는 새우초밥만 10피스를 먹으면 질리지 않겠는가. 광어 2조각, 연어 2조각, 새우 2조각, 조개 2조각, 계란 1조각 뭐 이렇게 나눠야지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릴러말즈의 앨범이 나온지 며칠 안 됐는데 학교에 릴러말즈가 왔다. 와우. 이게 무슨 일이래. 여름엔 세종대 축제에 왔던가 그랬다. 그래서 세종대를 갔다. 저 멀리서 릴러말즈를 보며 좋아했다. 혼자 감격했다. 대학 축제에 메인으로 나오다니, 민겸이 형 ㅜㅜㅜ


내가 릴러말즈를 처음 알게된 건 아마 힙플쇼였을 거다. 2019년 1월인가 그랬다. 나는 2월에 입대를 했는데 군 입대 한 달 전 콘서트를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라인업이 내가 좋아하는 멤버들이기도 했고 그때 콘서트가 3만원 정도로 되게 쌌다. 멤버가 더콰이엇, 우원재, 허클베리피, 제네더질라, 포이뮤지엄,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해쉬스완으로 기억한다. 더콰이엇의 시크릿 게스트가 당시 릴러말즈였다. 릴러말즈가 무대 서보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다고 했나 그랬다. 그리고 뭐 내일(?) 바로 미국에 간다면서 떠들며 무대에서 '두 개였으면 해'나 '남친'을 불렀던 기억이 난다. 당시 라이브를 듣고 반했다. 처음 알게된 래퍼였는데 너무 좋았다.


당시 생각해보면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랑 릴러말즈는 정말 신성일 때였다. 지금까지도 저 둘의 앨범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들을 정도다. 


갑자기 추억 팔이를 했다. 당시 게스트가 많아서 재밌었다. 언에듀는 퓨처리스틱 스웨버를 데리고 왔고 릴 마이스(?)였나 그런 친구도 데리고 왔다. 네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대충 릴 뭐였다. 아님 말고. 우원재 땐 그 빠순이라고 하나, 그런 팬들을 목격했었다. 완전 큰 카메라로 찍고 있던 것도 기억나고 뭐 ㅎㅎ


더콰이엇의 마지막 한강갱을 부를 땐 다 같이 나왔었다. 그게 지금까지도 재밌던 기억이 난다.

안타까웠던 건 내가 힙합에 빠진 게 얼마 안 됐을 때라 그땐 더콰이엇의 그로우포에버 앨범을 몰랐었다 ㅜ 몰랐으니까 릴러말즈도 몰랐지.


이런 얘기하면 오타쿠처럼 보이려나. 일기인데 뭐 어때. 

오늘은 완전 날씨가 좋았다. 평화로웠고. 어제 시험이 끝나서 그런가 몸도 편한 거 같고. 물론 공부는 안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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