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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Jan 21. 2024

이게 당장 돈은 안 되지만

그냥 일기


뱃사공의 어떤 노래 중엔 이런 가사가 있다.

이게 당장 돈은 안 되지만.

그의 음악관을 잘 말해주는 키워드였다. 가난, 모닝, 알바 등의 가사는 그가 하던 음악의 상징이었는데

뭐, 정확히 기억은 나진 않지만 나락으로 갔다. 누가 나락도 락이라고 했는데, 뭐 나락이 어떤 건지 궁금하진 않다. 


뱃사공의 음악의 솔직함, 담백함을 좋아했다. 결국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 언젠간 빛을 발할 거로 말했는데

행실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힘들게 성공해도 쉽게 나락으로 간다면 의미가 없을 테니까.


그래서 궁금하다. 연예인들은 외로울 땐 뭘 할까. 아니, 정확히는 지망생들이.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야 다양하다지만

난 아직 잘 모르겠다.


클럽에 가는 형들 이야기를 들으면 솔깃할 때가 있다. 재밌을까. 재밌으니까 가는 거 아닐까. 개그맨들이 나이트나 클럽 썰을 푸는 걸 보면 재밌어 보인다. 러브데스코미디였나, 거기서 개그맨 이창호가 푸는 클럽 썰은 흥미를 유발시켰다.


스무 살에 가봤던 클럽. 시끄럽고 담배에 침에,, 동화되지 못 하고 밖에 나왔던 기억이 난다. 처음이라 그렇다고 한 번 더 도전했지만.. 여전히 동화되긴 어려웠다. 술에 취해야 재밌다고 하는데 취하면 어디든 재미 없겠는가. 


헌팅포차에 갔던 것도 스무 살 때가 마지막이다. 남자 셋이서 가서 여자 넷과 함께 나왔지만 우린 건대입구역에서 서로 갈 길을 갔다. 이것도 뭐 해봐야 알지.. 같이 술 먹었고 가게 영업 끝났으면 집 가는 게 수순인 줄 알았다. 그때 한 친구가 번호를 달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달라던 그 친구가 내 맘에 들진 않았던 거 같다. 그렇게 내 유흥(?)의 기록은 끝이 난다. 그후로 군대를 갔다 왔고 복학 후 코로나 시대가 왔다. 만남이 자제되던 시절, 난 여자를 만나고 싶었다. 여자친구를 더 늦게 사귀면 큰일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던 스물 셋이었다.


소개팅어플?을 깔았다. 튤립이라는 어플을 알게 됐고 다른 타 어플과 다르게 건전했다. 처음엔 틴더를 깔았는데 내가 생각한 소개팅과는 거리가 멀었다. 뭐 어쨌든 튤립은 가치관? 소개팅이었다. 사진이 정말 작게 존재해서 얼굴보다 마음을 보겠다는 그런 뜻이었던 거 같다.


거기서 어떤 친구를 만났었고 시간이 지나 헤어졌다. 뭐, 그랬다. 자연스럽게 만남을 추구하는 방법을 알지 못 했기에 이용했던 어플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다. 잘 안 됐던 사람도 있고 괜찮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면 여자를 만나기 쉬울 뿐더러 괜찮다고 느꼈다.


문제는 튤립을 제외하면 어떻게 만나야할지 몰랐다는 거다. 과에선 싫었다. 정확히는 과에선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괜히 썸 탔다가 어색해지는 그 기류가 너무 싫기도 했고.. 자신도 없었고 .. 눈치도 많이 봤던 탓에


학교 밖에서 만남을 원했다. 


모임을 찾아봤고 동아리를 알아봤다. 대학생들이 가입하는 공간은 무지하게 많았다. 동물보호 동아리는 무언가 여자가 많을 거로 생각했고 예상대로 많았으나 정당과 관련된 집단이었다. 나는 오티 후 바로 탈주했다.


또 하나는 작은 소모임?을 갔다. 나이는 20대 후반 정도였던 거 같은데 내가 제일 어렸던 거 같다. 거긴 신천지였다. 


이쯤되면 포기하는 게 편해 보였다. 

뱃사공 얘기를 하다 왜 이런 얘기를 하게 됐는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여기가 도서관인 탓일 거다. 공부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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