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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May 06. 2024

으른이날

그냥 일기

어제는 어린이 날이었다. 어린이 날을 제외한 날들은 어른의 날일까 하는 말장난을 했다. 그냥, 그렇다고. 어제는 종일 비가 내렸다. 오늘은 빗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언제든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하늘이다. 이런 날엔 나가기 싫다. 나가기도 싫고 뭘 하기도 싫다. 


사실 10시에 오디션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질 않았다. 조바심에 안달이면서 막상 도망가는 내가 보였다. 이유는 말하자면 뭐 있지만 결국 변명인 걸 안다. 근데 지금 이 상태로 가선 이도저도 안 될 거란 확신이 들기도 했다. 준비도 못 했고. 


어젯밤엔 1시간은 전화했다. 1시간 중 30분은 침묵으로 대화한 거 같았다. 생각이 많아지는데 머리는 멍한 느낌이랄까. 마음이 자꾸 아파서 아무 말도 내뱉고 싶지 않았다. 목젓 아래부터 명치 부근까지 이어지는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어른의 전유물을 어릴 땐 부러워했다. 부러워하다 욕심내보고. 음악도 심지어 19금이란 게 있었으니까. 어른의 노래, 영화, 술, 담배 등.


포크라노스 채널에서 나온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지금 글을 끄적이고 있다. 이게 글일지 배설물일진 모르겠다. 그냥 감정을 토하는 거 같으니까. 근데 여과를 하면서 하는 느낌이라 더 싫다. 자기검열은 어디든 존재하는 거 같아서


어른이들을 위한 어린이날 플레이리스트, 인디 음악을 좋아한다. 아마 내가 상업보단 인디에 가까운 사람이여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아이돌 음악을 옛날부터 좋아하질 않았다. 그냥 더 인간미가 느껴졌던 거 같다. 사실 나도 이게 뭔 말인지 모르겠다. 


블로그 체험단을 요즘 부쩍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것저것 글을 쓰고 포스팅하고. 하면서 느낀 건 뭐랄까.. 어떤 곳은 체험단을 그냥 손님의 하나로 생각하는 곳이 있었다. 이걸 얘기하자면 길겠지만.. 그냥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있는 거니까.


내일은 예비군 동원을 가는 날이다. 서울에 사는데 강릉을 가야 하다니 싫다. 가는 날은 또 비가 오는 날이네. 아, 벌써 싫다. 회사에 다니는 중이면 기분 좋게 갔으려나. 지금은 저 하루하루가 돈 벌어야 할 날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감정도 든다. 


최근엔 어떤 뮤직비디오 촬영을 갔다. 이미지단역이라 해놓고 보조출연과 다를 바 없는 그런 평범한 곳이었다. 거기가 어떻고 저렇고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새벽임에도 일하는 스태프와 춤추는 아이돌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침 동 트고도 찍었으니 시간도 꽤나 지난 상황임에도 열심히 춤사위를 보이는 아이돌이 너무 대견했다. 저래서 돈 많이 버는구나 싶기도 했고.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하는 걸까, 옷이 안 불편한가 등 무엇보다 나보다 한참은 어린 나이일 텐데.. 얼굴에서 앳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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