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오늘은 호국원에 갔다. 비는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었고 호국원에 도착했을 땐 약하게 내리고 있었다. 향은 비에도 꺼지지 않고 탔고
경강선을 타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떤 청년이 탔다. 그는 지하철 승객들에게 안녕하세요 안녕이라고 했다. 조금 더 발음을 신경써서 적어보자면
"아녕하세요! 안녕!"
인사하는 주체와 객체가 확실했다. 정확하게 어떤 사람을 보면서 인사했다. 상대가 인사를 받아주든 안 받아주든은 중요하지 않았다. 열차 칸 곳곳을 돌아다녔고 내 앞에도 왔다. 눈이 마주쳤고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난 눈을 피했는데
그 사람이 인사를 해주지 않고 지나간 거였다. 뭔가 다행스러우면서도 살짝 찝찝했다. 그렇게 이매역에 내릴 때까지 '아녕하세요! 안녕'을 들었다.
7호선을 타고 돌아가는 길엔 러시아워가 겹쳤다. 많은 승객 사이에서 비좁게 숨을 쉬던 중 자꾸 내 엉덩이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사람의 신체라기엔 낯선 느낌. 내 뒤엔 나보다 어려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했는데, 우산이었다. 우산이 엉덩이에 닿으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그녀는 자신의 우산이 내 엉덩이에 닿는지 몰랐던 거 같다.
인스타를 들어갔다. 노원fc에서 친구가 골을 넣었다. 몰랐었다. 축구선수였구나. 대단하기도 했고 나중에 한번 경기 보러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친하진 않고 중학교 동창인지라 애매한 사이긴 하다. 더군다나 축구부였던 그는 수업의 절반을 빠졌던 거로 기억한다.
종일 비가 내린 탓인지 굽굽했다. 습했고. 분명 온도는 적절하지만 습도 탓인지 더웠다. 어젠 처음으로 디스코팡팡을 탔다. 아마 두 번은 안 탈 거 같았다.
유튜브 구독자는 161명이 됐다. 어째 반응이 좋은 거지. 따끈따끈한 댓글이 하나 달렸다.
i miss u babe.
나는 아기도 아니고 애기도 아닌데. 외국인들의 주접(?)을 받고 있다. 이 사람들은 연기영상이 보고 싶어서 온 것보단 그냥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온 거 같았다. 어디서 알게 된 건진 모르겠다.
허리가 아프다. 오래 열차를 이용한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