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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Oct 26. 2022

옛날옛날옛날


EK를 처음 알게 된 건 아마 이 노래였던 것 같다. 갑자기 이 노래가 듣고 싶었던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One of Them (Feat. JUSTHIS & EK)아티스트허클베리피 (Huckleberry P)발매일2017.11.10


        

나은 사람이 된 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최근에 김수영의 시 <밤>에선 무된 사람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무된 사람이라, 무된이 뭘까. 무된 밤에는 무된 사람을, 이게 무슨 말일까.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어감이 좋다. 무되다. 해롭지 않다는 뜻일까. 무식한 게 좋은 건 이럴 때인 거 같다. 무슨 뜻인지 몰라서 생각하게 되니까.



과제로 <명동백작>을 보고 있다. 이봉구는 명동백작이라고 불릴만큼 명동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드라마에는 김수영, 박인환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50년대는 전쟁을 둘러싼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도기적 상황이 겹치는 때였다. 나 빨갱이 아니에요, 외치는 김수영의 목소리는 거제도 포로 수용소의 상황을 대변해준다. 드라마 속 말처럼 인간의 탈을 쓴 야수가 들끓는 시대였다.



5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풍요로운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전통적인 발전의 관점에 따라서도 경제적으로 따져서도.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분명 외적인 상황으로는 나아진 게 요즘인데.



래퍼들은 연신 남과 다른 자기를 얘기한다. 혹은 자기들이 잘난 이유를 어필한다. 돈이든 여자든 무엇이든. 사실 난 래퍼들의 태도 중 마음에 드는 건 딱 하나다. 보여주고 증명하는 거. show and prove를 외쳤던 나플라처럼. 나 실력 있어요,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 이게 멋있었다. 



콘서트나 공연을 가면서 느낀 건 사람들이 가사를 잘 외운다는 거였다. 난 가사를 따로 안 보는 탓인지 잘 외우질 못 했는데. 랩 가사를 외운다는 건 나에게 발라드보다 노력이 필요한 거였는데, 사람들은 잘 외우고 잘 따라불렀다.



어젠 이태원에 볼일이 있었고 의도치 않게 소금을 봤다. 저번에 받은 싸인이 생각났고 소금은 정말로 귀엽게 노래를 부르다 갔다. 사실 좀 짧아서 아쉬웠지만 현대카드 바이닐? 장소에 사람들은 조용했다. 발라드?라지만 사람들 반응이 너무 심심했다. 



맑은 날씨와 소금의 노래는 완벽했다. 기분이 좋아졌고


우육탕면?을 먹으러 갔는데 맛집이었던 탓에 줄을 섰다. 그래도 빨리 먹어서 기분이 좋았고


내 앞에 대기하던 사람은 필메를 언급했다. 무슨 일 하는지 몰라도 필메를 아는 사람들은 정말 많았고


금요일엔 촬영을 짧게 찍었다. 내 발음 체계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잘못을 느꼈다. 연기는 항상 만족을 못 하겠다. 이 정도면 됐겠지, 수준도 모르겠고. 



불꽃놀이는 참 예뻤다. 다듀도 타마도 윤미래도 비지도 타이거 jk도 너무 좋았다. 신났다. 후배와 같이 축제를 즐겼고 마지막엔 불꽃놀이도 봤다. 화려했다. 폭죽 수준이 아닌 진짜 불꽃놀이였다. 다듀의 노래처럼.



아름다운 걸 보고 있으면 감정도 아름다워지는데, 내가 후배한테 실수라도 한 것 같다. 거리를 두는 게 느껴지니 내심 쓸쓸할 뿐이다. 자세하게 적고 싶지만 혹시라도 후배의 신상이 밝혀질까 아니, 내 신상이 밝혀질까 무섭다. 그럼에도 하나만 더 쓰자면, 난 그 후배에게 고양이 같다고 했다. 후배는 궁금했던 거 같다. 근데 나는 단문으로 끝냈다. 그냥 그래요. 어디가요? 이런 식으로 물었던 거 같은데 똑똑히 기억나질 않는다. 이 말을 하면서도 하필 떠오른 게 우영우였다. 장준호(맞나?)가 우영우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고양이 같다는 말을 했었다. 드라마처럼 흘러갈까 봐 내가 스스로 초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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