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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Oct 26. 2022

한산: 용의 출현 후기

<한산> 스포 주의


이 글을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스포가 없이 후기를 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섹무새마냥 스포를 의미없이 내밀진 않는다. 그냥 영화를 본 후기를 솔직하게 뱉을 뿐이다. 


일단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왜 잘 팔렸는가, 이다. 상업 영화는 상업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잘 팔려야 한다. 한산은 그런 면에서 마케팅도 홍보도 잘했다고 볼 수 있을 거다.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과 최민식 배우의 이순신의 대립을 은근히 강조하기도 하고 변요한 배우뿐 아닌 김신영 등의 뉴페이스 배우들의 활약도 확인 가능한 점도 있을 것이고. 옛날 웃찾사에서 보던 개그맨을 영화에서 확인 가능한 것도 은근한 입소문을 탔을지 모르는 일이다. 



사실 왜 영화가 흥행했는가에 대해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영화 시작하고 좀 늦게 들어간 탓일까. 국뽕에 취할 수 있다는 여러 사람들의 말을 나는 못 느꼈다. 일본 배가 침몰하는 장면이 시원하고 통쾌하지 않았어? 묻는다면 당연히 그런 감정도 들었지만 전쟁 장면을 보면 괜스레 안타까움이 먼저 샘솟아서 느낌이 오묘했다.


어느 외국 코미디언이 했던 말이던가. 멕시코인이 죽는 이야기엔 사람이 웃는대 자기네 강아지가 죽은 얘기엔 사람들이 아무도 웃질 않는다고. 사람이 죽는 장면에 뭔가 통쾌함을 느끼진 못하겠다. 영화에 너무 진지한 거 아니냐고 한다면 사실이다. 진지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으니 앞에 글은 무시해주길.



그런데 정말로 왜 흥행했을까. 명량을 본 탓인지 아니면 나는 이런 영화가 취향이 아닌 건지, 그냥 그랬다. 솔직하게 나는 잘 모르겠다. 변요한 배우가 롤모델이라 그분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지지만 진짜 잘 모르겠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어? 묻는 거엔 대답을 못 하겠다. 그냥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칸트도 취향 갖고 싸우지 말자고 했다고 하니까, 내 이성으론 이거에 대해서 대답 못 하겠다. 헤어질 결심도 내 취향은 아니다. 그런데 브로커는 재밌게 봤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좋아하는데 헤어질 결심이 취향이 아니라니, 뭔가 모순적이다. 



한산은 영화 내내 수성을 얘기한다. 바다에서 성을 쌓는다를 실현할 땐 포격이 일본 배를 침몰하는 순간이 된다. 침착한 이순신은 신기했다. 다음 영화에선 이순신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해진다. 



별 쓸데없는 후기를 남겨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최근에 너무 나태했던 탓에 부메랑되어 직격을 맞았다. 밀린 일을 헤치우려니 정신이 없고 하기 싫다. 추석 동안 놀았는 탓이라 할 말은 없는데, 그럼에도 아직도 놀고 싶으니,, 뽀로로가 한 말이 맞았다. 노는 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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