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목요일인 어제는 내가 학원에 출근하는 날이다. 중2 학생들부터 시작하는 수업은 언제나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다. 사춘기가 오는지 오락가락하는 학생이 보이기도 하는데
어제는 학생들이 춤을 출 정도로 전체적으로 신나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춤추는 학생을 말려도 흥은 쉽게 가라앉질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수업 시간은 끝났다.
기진맥진한 채로 행정 쌤에게 나는
얘내들 감당 못하겠어요, 라고 했다.
행정 쌤은 정색하고 화 내라고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쌤이 한 마디 덧붙였다.
쌤, 태권도 보여줘요.
오.. 1단부터 해볼게요, 라고 말하면서 난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대화가 참, 진지한 구석이 없다.
농담으로 자라 농담으로 먹고 사는 어른이라는 제목의 북토크를 갔다. 17일, 수요일 원소윤 작가의 북토크였다. 작가는 유튜브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시종일관 농담을 던졌고 진지하지 않았다. 웃음을 언제든지 주고 싶어하는 어린아이처럼 해맑아 보이기까지 했다. 굉장히 놀라웠던 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농담을 던지는 거였는데
북토크 자리가 스탠드업 코미디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은 인상만 보고도 그 사람을 잘 파악한다고 말하며, 관객석을 쳐다보곤 한 마디 덧붙였다.
쟤(자기) 아다일 것처럼 생겼다. 봐봐요, 정확히 파악한다니까요.
북토크에서 일단 소리 내어 웃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옆에 사회자는 빵 터졌고,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 입을 막았다. 북토크에서 아다라는 단어를 들을 줄이야.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도 궁금했지만 차마 뒤돌아보거나 주변을 두리번 거릴 순 없었다.
1시간 20분 거의 딱 맞춰서 진행한 북토크였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작가들은 대개 꾸며진 듯한 모습이 있는데 사람 냄새 가득한 작가였다고 할까.
중2 수업 후에는 중1 수업이다. 오히려 중2보다 중1이 더 말을 잘 듣기도 하는데 몇몇 아이들은 참,
시험지를 풀고 나한테 제출하는 상황이었다. 한 아이는 시험지를 던졌다. 그게 일부러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 별 말은 안 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예절이랑 거리가 먼 것 같았다.
한 아이는 공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학원에서 이렇게 하고 집 가서 또 공부해야 한다는 투정이었다. 중1임에도 가혹해 보이긴 했다. 학원을 갔다 온 후에는 과외로(국수과인가) 국영과를 한다고 했다. 그 친구는 마저 서러움을 표했다. 한 번은 숙제가 너무 많아서 잃어버린 척 했다고 한다.
밤 10시가 되면 청소년들이 우루루 나온다. 그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에서 하원한 것일 거다. 사실 대부분이 아니라 100으로 봐도 무관하긴 하다. 학원 법이 10시까지다. 우리 학원도 그래서 21시 50분에는 수업을 끝내줘야 한다. 불이 켜져 있으면 신고가 들어온다는 행정 쌤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원가에 위치하진 않아 학생들이 우루루 나오진 않지만 밤 10시부턴 정말 많은 청소년들이 돌아다닌다. 편의점 의자엔 중고등학생이, 패스트푸드 음식점에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공부가 뭐라고, 애들은 이렇게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