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은

그냥 일기

by 수호


오전 11시 학원 출근 시간이다. 학원은 작은 빌딩 안 5층에 위치했다. 1층의 문을 열고 계단을 5층까지 올라가면 학원이 나온다. 아, 물론 평일엔 엘리베이터가 운영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늘, 문이 잠겨 있었다. 열쇠가 없는데. 아, 열쇠를 내가 반납했지. 아침부터 골치 아팠다. 원장 쌤 눈에 나는 또 나돌게 되겠구나. 일단 해결을 해야 하니까, 사정도 얘기하고 죄송합니다도 말하고. 카페에 가서 하라고 했다. 근처 스타벅스를 가게 됐다.


그룹 과외도 아니고 우리는 스타벅스 카페에 둘러 앉았다. 애들 음료를 사주고 나니 약 5만원 정도가 깨졌다. 벌써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네.


시간이 좀 지났고 학원 빌딩에 문이 열리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동하는 길에 피자 가게가 보였다. 방문포장 7000원 할인이라. 피자 4판과 음료를 두 개 샀다. 7-8만원 정도가 깨졌다.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 하루 일당은 이미 벗어난지 오래되었다. 민생지원금이 들어와서 다행이지.


그렇게 우리는 시험 전 날, 피자를 먹었다. 뭐, 그나마 다행인 건 애들은 좋아하는 것 같았다. 카페 와서 공부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고. 스타벅스에선 아이들이 아이스티를 시켰다. 아이스티 4잔, 잔당 6100원이었다. 아이스티가 여긴 왜 이렇게 비싸지?


최근엔 사실 자꾸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도 교수님한텐 집중 좀 하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 교수님은 내게 행정 업무를 맡기고 싶어서 영입한 거라고 하셨다. 나도 행정 업무는 싫어하는데...


그렇게 금요일 동안은 영수증과 씨름했다. 스캔을 뜨고 파일을 옮기고 이러다 보니 4시간이 지났다. 왜지?


그럼에도 요즘은 꽤나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24일이 되자마자 <어쩔 수가 없다>를 보러 가고 어제는 <미러 넘버 3>를 봤다. <미러 넘버 3>는 아직 개봉 전이라서 사실 구미가 당겼다. 펫졸드? 펫촐드 그런 이름의 감독이었는데 독일의 거장이라고 했다. 운디네, 어파이어 같은 작품이 유명하다는대 사실 난 하나도 안 봐서 모른다. 이번 작품은 원소 3부작의 바람에 해당한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내가 이걸 왜 봤지 싶었다. 너무 재미 없는데. 내가 최근에 <충충충>이라는 도파민에 감염된 건가.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처럼 재미는 있어야 하지 않나. 아니, 이게 왜...? 생각보다 영화는 짧았다. 80분이었나. 영화가 끝나고 어떤 평론가?가 나와서 강연을 했다. 뭐지 이건 또?


그가 말하는 걸 듣고 나니 사실 평론하기 되게 좋은 작품 같았다. 뭐라고 할까, 씨네필들을 위한 영화 같달까. 근데 문제가 있었다. 강연해주는 사람 또한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나름 유용한 정보가 있기도 하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끝까지 들었다. 아, 영화가 어느 정도냐면 내 옆의 사람은 시작하마자 잠들었다. 코도 골더라.


사실 내 마음은 체인소맨 레제에 가 있었다. 근데 더숲에서 안 해줬다. 역시 독립영화관은 이런 거 안 틀어주나.


최근엔 최창순 음악을 듣고 있다. <여름, 우리> 때문에 듣게 되고 알게 된 가수다. 10.24일에 단독 공연을 진행한다고 한다. 관객은 30명, 가격은 24000원인가 그렇다. 뭔가 로망이 있다. 적은 관객, 온전히 음악을 듣는 공연. 가격도 모든 게 나쁘지 않지만


내가 사실 그 가수를 잘 모른다. 음악을 계속 듣지만 약간 취향이 갈리는 음악이 많았다. 무엇보다 10월엔 내가 볼 공연이 꽤나 있었다. 사실 이젠 연극 공연을 그렇게 보고 싶진 않다. 26일에도 연극을 봤다. <카모마일과 비빔면>이었나. 초대권을 누군가 줬다. 진짜 누군가 줬다. 메일로 누가 줬다. 어떻게 안 건진 모르겠다. 근데 솔직하게... 스토리가 참 아쉬웠다. 60분 공연인 것 같았는데, 설마 했다. 여기서 끝내면 안 되는데. 작가가 참 너무 쉬운 결정을 내려버렸다.


그래도 오랜만에 본 연극이라 그런지 기분 전환은 된 것 같았다. 아마 다음 달에도 난 연극 보기 싫은데 투덜거리면서 막상 보고 나면 또 좋아하겠지. 근데 다음 달에 볼 공연은 내돈내산이라 좀 싫긴 하다. 하나는 심지어 워크샵인데, 지인의 공연이 아니었으면 아마 예매할 생각도 못 했을 것 같다.


요즘은 참 피곤하다. 분명 잠을 자고 나면 나름 개운하다고 느끼는데 말이다. 사실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갈 때 거의 밤을 샜다. 그때의 여파가 일주일 내내 있는 것 같았다. 이젠 나이를 먹은 게 실감나고.


이번 과제는 소설창작계획서이다. 소설은 생각 없는데. 흠, 쓰라니까 일단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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