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스포주의)

헤어지는 데는 결심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데는 결심이 필요하지 않지만.

관람평에서 본 거 같다. 가장 공감한다. 사실 극 중 박해일님은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스포라면, 스포다. 근데 스포해도 되는 거 아닐까 싶다. 이건 아이언맨 죽는다, 이런 느낌과 다르니까. 그래도 뭐,, 제목에 스포주의는 썼으니. 알아서 조심하시길.

어제 영화를 봤으니 거의 끝물일 거다. 사실 박찬욱 감독 작품에 대해 별 생각은 없었다. 전작이 <아가씨>인가, 미장센이 뛰어나다고 느꼈지 사실 그 이상은 못 느꼈으니까. 사실은 이번 <헤어질 결심>에서도 그랬다. 그렇지만 그 잔잔함이 좋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좋아하는 탓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잔잔함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 아마 요즘의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 들었다. 

같이 보는 사람도 중요하다. 사실 영화 초반에 성관계 장면이 나온다. 15금이라서 안 나올 줄 알았고 사실은 아슬아슬한 이 사랑을 결국 성관계로 절정에 갈까 내심 조마조마했다. 혼자 봤었으면 신경 안 썼을 텐데. 이건 그냥 잡소리다. 신경 안 써도 되고.

친구는 이걸 보고 불륜 미화라고 했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연출에서나 스토리에서 솔직히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누군가에겐 지루할 수도 있고 노잼일 수도 있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많은 영화에서 로맨스로, 사랑으로 포장하는 불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이것도 따지면 불륜이긴 하다. <토베 얀손>이었나 보면서 느낀 점은, 덴마크에선 불륜이 당연한가. 동성애면 불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예상은 했던 전개지만, 개인적으로 김신영님?이 나왔을 땐 조금 당황스러웠다. 절대로 악플도 어떤 의미도 아니다. 그냥 내가 느낀 점이다.

익숙한 얼굴이 보인 게 재밌었다. 탕웨이님과 박해일님의 연기가 정말 새삼 놀라웠고 좋았다. 적고 나니까 너무 별 내용이 없다. 사실 이게 어떻다 저게 어떻다 말하기 애매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은 정말 돋보였다. <아가씨> 때도 느꼈지만 작품에 공들인 게 보인다. <헤어질 결심>은 잔잔하게 치는 파도처럼 감정을 자극한다. 탕웨이에 감정이입이 될 때까지 모래 구덩이를 관객들이 팔 시간을 주는 거다. 그러고 밀물이 들어오면 그 감정에 헤어나오지 못한다. 

       

헤어질 결심감독박찬욱출연박해일, 탕웨이, 이정현개봉2022. 0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