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개강한 캠퍼스는 정말로 활기가 넘친다. 특히 학교 앞 상권은 학생들로 붐빈다. 저녁 시간이 되면 학생들의 모임이, 도서관은 언제나 만석이다.
우리 학교에 인원이 이렇게 많았구나 싶을 만큼 많음을 체감 중이다. 과사에서 근로하는 탓에 학생들과 직면하는 시간도 조금씩 늘고 있다. 되게, 뭐라고 할까. 다양한 아이들이 있구나. 교수님들마다 특징이 다른 것도 재밌다.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 손을 잡고 조교 앞에 데려다 놓고 간다. 되게 엄마같은 교수님이랄까.
평화로운 근로가 계속되면 좋겠는데 한 카톡이 왔다. 학원 쌤 중 한 분이 청첩장을 보냈다. 하...
난 학원도 그만뒀는데 왜 나한테 청첩장을... 심지어 다음 주네. 3만원 낼 거면 안 가는 게 나을 거고 5만원 내자니 아까운 게 사실이고. 어렵다. 아, 결혼식장이면 옷도 신경 써야 하네. 아직 날씨 추워서 애매한데.
어렵다. 이게 계산적이 되고 싶지 않은데 나는 돈을 돌려 받지 못할 걸 같다. 흠, 그리고 인싸일 것 같은데 이미 너무 많은 하객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간다면 난 누구랑 가지...?
친구한테 전화했다. 5만원은 내라고 했다. 근데 가지 말고 그냥 계좌이체만 하라고 했다. 이것도 나쁘진 않네.
개강을 하기 전에도 난 거의 매일 학교를 갔다. 개강을 하고 나니 오히려 더 학교에 가기 싫어졌다랄까. 일단 학생이 많아서 좀 그렇다. 난 조용한 독서실을 원하지 카공은 원하지 않는다. 그런 느낌이다. 학교 전체가 24시간 무인카페가 된 것 같다.
대학생들과 요즘 어쩌다 어울리다 보니(?) 신조어도 많이 배우고 있다. 최근엔 '밤티'라는 말을 배웠다. 자꾸 뭐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럴 때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게 체감된다. 요즘 애들은 언어도 다르구나.
3월의 첫 주가 지나갔고 날씨 또한 확실히 풀리고 있는 게 느껴진다. 아마 오늘까지만 추우면 점점 봄이 되지 않을까. 어제 아침에 내린 눈이 마지막 눈이 아닐까.
목요일에는 인천을 갔다. 영종도, 강화도. 다리가 뚫려 있으니 섬이라는 게 별로 실감나질 않았다. 그래도 살면서 뻘을 그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인 것 같았다. 갯벌은 신기했다. 서해의 파도는 잔잔했고 밀물과 썰물이 진짜로 있었다. 동해의 바다만 보고 자란 탓인지 서해의 바다가 신기했다. 새가 많았다. 왜가리처럼 큰 새들이 곳곳을 날라다녔고 철조망과 초소가 더 많이 보였다. 강화도 어디에 있는 평화전망대를 갔다. 날씨가 흐려서 북한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가까웠다. 저기서도 누군가가 경계 근무 중이겠지.
대학생들이 3월에 강한 이유는 개강해서라고 한다. 아, 나는 더이상 개강해지진 않지만 뭐. 캠퍼스의 망령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