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이라니

그냥 일기

by 수호


논문을 쓸 때가 왔다. 아,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논문이 있어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논문 = 졸업, 이런 느낌일까. 주제를 아직 잡지 못했다. 나는 석사를 4학기 즉, 2년 만에 끝내고 싶은데 교수님은 자꾸만 5학기를 얘기한다. 그런데 5학기도 빠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형식적인 글이 싫다. 무언가에 속한 느낌이랄까, 무언가에 속했다는 건 벗어나면 안 된다는 뜻이다. 틀어지면 안 되고 딱 형태에 알맞아야 한다. 그런 글은 사실 재미가 없다.


챗지피티와 제미나이가 성행하면서 실감나는 건 개성의 획일화다. 그림도 글도 다 비슷비슷하다. 내용도 뭐 사실 거기서 거기고. 이렇게 말하면 편협한 이야기겠지만 일단 내가 본 것들은 대부분 그러하다. 쇼핑몰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뽑은 사진이 걸려 있고


영상을 볼 때면 이것이 생성형 인공지능인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런 영상의 댓글은 꼭 생성형 인공지능의 영상이다, 아니다로 싸우는 중이다. 이젠 갈등이 비인간과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전에 있던 세대 갈등이나 젠더 갈등이 더 양호해 보일 정도다. 이건 최소한 사람들끼리 싸우는 거지, 비인간과의 갈등은 정작 인간만이 스트레스 받고 끝날 일인데.


더욱이 문제는 그전 갈등들이 하나도 해결이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닌가, 모르겠다. 어쨌든 온전히 해결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갈등엔 갈등이 추가되고 이렇게 가다 보면 정말 홉스의 말처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아닐까.


이 학자는 얼마나 똑똑하길래 이렇게 멀리까지 내다 본 걸까. 군주제를 얘기한 홉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끝낼 수 있는 건 강력한 절대권력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 공포 정치가 성행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정말 무서우니까. 코스피 올라간다고 좋아한 사람들은 요즘 한강물 온도를 재고 있을지 모른다. 날도 풀렸으니까 수온도 따뜻해졌겠지.


아, 논문 쓰기 싫어. 과제가 주어지고 과제의 성취 단계를 100으로 나눈다면 90이 하기 싫다는 푸념이라고 한다. 맞는 말 같다. 정작 과제 하는 시간은 10프로도 안 된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아, 오후가 되니까 졸리네. 치킨마요를 하려고 했는데 집에 마요네즈도 데리야끼 소스도 없었다. 그래서 치킨덮밥을 먹었다. 정말 밥 위에 치킨만 얹었다. 그건 너무 없어 보여서 김을 뜯고 양파를 잘랐다. 밍밍했다. 그냥 밥 위에 치킨 얹고 김과 양프를 얹였고 맛 또한 정말 정직했다.


시간이 벌써 26일이다. 3월도 끝나가고. 나는 3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을 예비군으로 보낼 예정이다. 아, 언제까지 나라의 부름에 응해야 하는 걸까. 귀찮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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