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Nov 05. 2022

이 기분은 마치 쓰러질 도미노

그냥 일기

하루하루가 너무 짧고 빠르다. 24시간이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쓰는 시간은 반은 될까. 딘 노래처럼 반의 반의 반이라도 쓸모 있게 쓰고 싶다. 아니,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말이다. 제목은 재키와이가 기리보이 노래 피처링 했던 가사 중 하나다. 재키와이는 3년의 공백을 깨고 AOMG에 소속되며 복귀를 알렸다. <호랑이 소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라고 했는데


대학교가 호랑이 소굴은 아닌 거 같고. 과제를 미뤄두다 과제에 치이고. 어젠 진짜 정신이 없었다. 연극 연습 끝나고 그날 자정까지 제출할 과제가 두 개였으니까. 영화 <곡성>을 가지고 진짜 준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없었다. 영화를 세 번 봤을 정도로 애정 있었고 유튜브에서 유명하다는 리뷰는 다 본 것 같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요새 너무 위태롭다. 번아웃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진짜 도미노처럼 아슬아슬하다. 얇은 줄을 호수 위에 펼쳐놓고 그 줄을 밟고 건너는 기분인데, 금방이라도 넘어질까 두렵다. 바람이라도 불면 몸이 한쪽으로 쏠릴 것 같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장점은 룸메이트가 있다는 거다. 가장 큰 단점이자. 나에게 룸메가 있다는 것은 사실 이럴 때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지치지 않을 이유가 된다.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하는 룸메를 보면 자극 받기도 하고 내가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군대에서 행군도 그랬다. 혼자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것을 어떻게 해냈는지


염증 주사를 맞았다. 하나 당 22,000원이었다. 생각보단 괜찮았다. 그래도 주사는 주사라 아프긴 했다. 뭐 중요한 건 그건 아니고. 돈의 중요성은 매일 실감한다. 중고거래로 한 푼 두 푼 푼돈 모아도 사실 무의미하다고 느낄 때가 왔었다. 운전 면허를 딸 때가 딱 그랬다.


공모전 영상을 찍었고 그것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150을 받은 감독. 나한테 돈을 줄까, 얼마를 줄까, 애기를 꺼내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 돈 얘기를 정하고 가지 않았어서 문제다. 상호무페이라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용돈 느낌으로 조금은 기대도 해보는데, 괜히 얘길 꺼냈다가 앞으로 촬영에 벤 당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돈 얘기를 한 번도 제대로 한 적도 없고 흘러가듯이 상 받으면 나눠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했던 거 같은데 기억도 제대로 나질 않는다.


일이 잡히질 않아 보조출연이라도 할려고 했는데, 이것도 당장 내일 거 잡기는 어렵다. 금요일에 과제에 치어서 일도 못 잡았다. 돈이라도 벌어야 하는데, 근데 토익도 해야 하는데, 아니 과제도 해야 하는데, 아 근데 놀고도 싶은데, 놀 사람은 없고


이게 뭐지. 인생이 잘못 됐다. 

작가의 이전글 어제는 할로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