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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호 Dec 08. 2022

돌이키며 살아봐도

그냥 일기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문맥도 문장도 비문도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돌이키며 살아봐도 난 취미.'


사실 별 생각은 없다. 힙합을 들으면서 들리는대로 적어본 거다. 적고 나니까 저게 뭔 말인가 싶다. 물론 내가 잘못 적었을 것 같다. <쇼미더머니>는 시청률이 점점 떨어진다고 들었다. 수순일까. 개인적으로 <쇼미>를 좋아하고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이지만, 확실히 아쉬운 점이 많은 시즌이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백사마을이란 곳이 있었다. 서울은 모든 게 최대화된 곳이라 믿었는데 아닌 곳도 많았다. 공릉은 굉장히 지방 같았다. 서울 사람은 시내라는 말을 쓰진 않는데 내 눈엔 시내와 시내가 아닌 곳이 명확히 구별됐다. 


보문시장에 갔을 때 놀란 것은 재개발 때문이 아니었다. 왜 싫다는 데 계속 바꿀려는 걸까. 삶의 터전을 없애서 아파트를 세운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일까.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지금도 읽힌다는 건 현재를 관통하는 어떤 의의가 공통되서 아닐까.


쓰레기로 뒤덮인 보문시장은 2차 충격이었었다. 물론 시간이 꽤나 지난 얘기다. 지금은 모르겠다. 


양홍원의 음악을 좋아한다. 다들 그의 이름만 들으면 인상을 찌푸리곤 하는데, 오직 그의 음악만을 좋아할 뿐이다. 


무너지기 전에 가려해 

나 혼자라도

긴 시간이 혼자였지 

오른 채 혼자 남은 건


최근에 들은 노래의 가사 중 일부다. 많은 래퍼들이 얘기하는 'lonely at the top'은 무엇일까.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정상은 외롭지만 '근데 뷰가 너무 좋아'라고 얘기했고 더콰이엇도 정상은 외롭다고(양홍원, <GRAY> 중에서) 얘기했다.


정상에 오른 적이 없어 가늠이 안 된다. '긴 시간이 혼자였'다고 말한 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지금의 내 사람, 친구는 없고 나 혼자만이 있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긴 하다. 모두를 챙기면서 살 수도 없고 내가 책임질 수도 없고.


항상 성공에 대한 열망도 야망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덤덤해지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아버린 탓일지 모르겠다. 의대 편입을 준비하겠다는 친구를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다시 공부한다는 게 나한텐 참 힘든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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