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호 Dec 26. 2022

크리스마스?

그냥 일기

크리스마스가 뭐 별거인가. 이브도 크리스마스 당일도 지나갔다. 여느 날처럼.

일기란 건 참 신기하다. 내가 그땐 저런 생각이었구나, 저런 감정과 느낌을 가졌구나, 볼 때마다 놀랍다. 오래 고민했던 유튜브 촬영을 했었다. 이미지에 타격이 안 온다면 거짓말일 거다. 걱정도 많다.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으니까. 촬영 중에도 정신을 꽉 잡았었다. 자칫 잘못하면 큰일난다. 


사실 이 모든 건 연출이자 연기인 가짜인데. 사람들은 그런 건 관심 없을 거다. 그게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거다. 이렇게 얘기해봤자, 두루뭉실해서 뭔 말인지 이해 못할 텐데. 일기라서 그렇다. 일기는 그냥 혼잣말 끄적이는 거니까.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참 없다. 괜찮은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가까이 둬야할 사람인지 멀리해야 할 사람인지도 모른다. 관계 중에 가장 어려운 건 인간관계라고. 며칠 뒤면 25살이 되는데, 그때는 알게 될까. 20대 초반이 가고 20대 중반이 왔듯이 언젠간 서른이 될 텐데


그때도 난 어릴까. 여전할까. 


올해는 아무것도 수확이 없었다. 글로 말이다. 신춘문예에 이번에도 전부 떨어졌다. 공모전에도 올핸 상 받은 게 없다. 글 실력이 퇴보한 걸까. 나도 자랑스런 제자가 되고 싶었는데 그게 참 어렵다. 떳떳한 사람이 되긴 힘들다. 동기가 등단했다는 소식에 열등감이 더 생긴 걸까. 진심으로 축하하고 잘된 일인데, 마음 한켠으론 여전히 무언가 걸리는 기분이다.


물을 들이키면 시원해질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자존감도 자신감도 부족해서 앞으로 난 잘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냥 그게 걸릴 뿐이다. 난 언제쯤 떳떳한 사람이 될까. 자신있는 사람이 될까.


당당하게 연기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이상하다. 칭찬에 정말 약한 IFNP인데 딱 하나 좋아하는 칭찬이 있다. 연기 잘한다. 그 말을 들으면 인정받는 느낌이다. 


어떤 스튜디오에서 한 작가가 그랬다. 소속감을 원했던 게 아니냐고, 내게 물었다. 그랬을 지도 모른다고 대답했었는데 맞는 것 같다. 난 인정을 받고 작품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원했던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우리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