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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ul 04. 2024

청소는 슬프다

청소는 슬프다


방바닥을 걸레로 박박 문지르면

거울 같은 바닥엔 밭고랑 같은 얼굴

먼지 한 톨 없는 바닥을 같이

봐줄 이 없는 스무평 독방 살이

피붙이의 면회는 갈수록 줄어든다


매일 출근하듯 청소에 임하고

결재를 끝낸 서류처럼

선명한 발자국을 또 박박 문지른다

오늘 점심은 뭐로 할까요 묻던 영광

늦던 퇴근 길이 그리워


삶의 마지막 퇴근길 못다 한 청소

이제는 남의 집 무명 씨의 걸레로

당신의 청소를 깨끗이 닦아낸다

언제부턴가 난

청소가 슬퍼 청소를 하지 않게 되었다


#시쓰는건축가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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