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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ul 26. 2024

할머니의 복숭아

할머니의 복숭아



이마의 주름만큼

고랑 같던 입가의 주름

이가 없던 할머니는

주름으로 씹어 삼키었다

수줍은 분홍 복숭아

수줍게 고개를 돌리고선

천천히 녹여 드셨던 할머니

연지 바르고 하얀 이 드러내 웃던

그때가 그리우셨을까

처녀의 속살 같던 복숭아에게

닿은 주름이 부끄러웠던 탓일까


연분홍 수줍던 복숭아는

오늘 내 앞에 다소곳한데

할머니의 주름진 입에

한쪽 넣어드리고

새색시 같은 당신을 오늘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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