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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국수

by 보통의 건축가

멸치국수


마음의 온도를 조금씩 낮추는

그런 비가 있어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벚꽃을 흔들고

내민 손을 슬쩍 거두는 봄비에

쯧쯧 혀를 차고 할머니는

비릿한 멸치국수를 말았어

스산하고 외로운 체온이

후르륵 마실 정도로만 따뜻해지도록

할머니의 국수는 아랫목 같았어


봄꽃같은 고명을 차마

손대지 못하는

봄비 내리는 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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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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