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잘린 샐러리맨

by 보통의 건축가

오늘 잘린 샐러리맨


지주는 내게

쌀을 빌려달라 했지

당신의 쌀이 참 좋아

자기 밭의 씨가 아닌데

난 참 좋아라 했네


밥 맛이 좋다고

배가 차는 것이 아닌데

밥을 끓이는 화톳불을 보며

그저 잘 익겠지

내년의 농사를 기뻐했네


추수가 끝나고

나락을 줍던 나는

그저 오늘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치킨을 샀다는 샐러리맨의 습관

치킨과 밥의 상관관계

절대적 나의 초라함은

상대적 치킨으로 가리고


뜯어, 제발

뜯기는 치킨이 비웃고

잘린 나는 닭발만큼도 아닌 나


#시쓰는건축가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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