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그림을 거는 건
예뻐서가 아니다
무해해서다
오일 냄새에 묻은 밤의 불길함도
발 딛지 못하는 무중력의 세상도
내 우주에 닿지 못한다
일종의 상장
견고한 세계와
안전한 집을 표창한다
입체적 세상의 입체적 사건
어제에 비롯된 오늘의 불행을
두물머리 짙은 안개는
수묵화로 걸어 두었다
선명의 피로와
깊이의 불안이
그림 안에서 아련하다 사라진다
무해한 평면, 무해한 운해다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