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증거
해를 등진 검은 산은
아직 깨어나기 전이다
찬란하게 부서지는
북한강의 기상나팔 소리에도
요지부동이다. 늘 그랬다
가는 계절과 오는 계절에
아침의 검은 산은
운무에 숨어 침묵했다
나이에 민감한 것은 오직 사람뿐
산은 일일이 답하지 않았다
두물머리 강가에는
쓸어 태운 낙엽 마냥
사람의 흔적은 치워지고
지난 계절 요란했던 춤은
과연 있었던 일인가
쓸쓸한 탄내만 남은 강변에
서 있는 나를 증거 할 이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