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지독히도 추웠던 두물머리의 어느 날

by 보통의 건축가



두물머리에 사니

기대가 자란다

밟히고 뽑히던 희망은

도시를 떠나

두물에 심기며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웃자라고 있다


기대를 품은 삶은

얼마나 싱싱한가

겨울의 낮은 빛에도

또 한 뼘이 자랐다


억새는 바람에 기대어

씨를 실어 보내고

백설에 도드라진 산수유는

까치가 봄을 기다리며 기댈 곳이다


기대어 기대하고 기다린다

다락 낮은 벽에 기대어

가만히 기다리면

기대하는 봄은

기필코 올 것을 안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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