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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an 31. 2023

협소주택

   

계단은 고슴도치의 가시

너의 자랑은 외로움의 근원일 뿐

초라한 망루의

녹슨 재래식 무기처럼

과시도 위협도 되지 못하고

포탄을 쉼 없이 나르는

어른, 아이의 수고스러움만

남았다.     


집의 꼭대기

흐르는 땀을 훔치며 바라보는

북한강

수평의 너를 가지려고

목구멍 같은 삶을 세웠다

서커스의 곡예 같은

내 발 밑의 너, 네 머리 위의 나

우호적 신호를 담은 기척은

또 하나의 가족인가     


난 고수머리

오르고 싶은 아비에게

내려줄 동아줄도 삼지 못하고

핏물 같은 석양을 잔에 담아

고독이란 이름의 기름진

안주를 뜯으며

비겁한 축배를 들었다

어느새 잔은 비워지고

그렇게 협소한 집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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