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면은
양을 가둔 먹구름
잔뜩 찌푸린 천장 때문이다
어둠에 내 몸은 가라앉고
내 눈알은 어둠 위에 동동 떠 있다
눈을 질끈 감아 붙잡아도
실눈엔 어느새
천장은 한 뼘이나 내려앉았다
지구는 평평하고
하늘도 평평하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는다
평평함으로 이룩한 평등
복제된 공간의 축복을 거부한다
나의 선언은
돌아누운 내 가슴팍
식은땀에 젖는다
무덤에서 맞는 평화
이것이 산을 오르는 이유인가
하늘은 둥글거나 기울어져 있다는
판타지
녹아내린 다리
늘어난 팔로 라디오에 구걸하면
기울어진 천장은
하늘의 사다리
완벽한 죽음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