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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an 15. 2023

경사진 다락방

나의 불면은

양을 가둔 먹구름

잔뜩 찌푸린 천장 때문이다

어둠에 내 몸은 가라앉고

내 눈알은 어둠 위에 동동 떠 있다

눈을 질끈 감아 붙잡아도

실눈엔 어느새

천장은 한 뼘이나 내려앉았다


지구는 평평하고

하늘도 평평하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는다

평평함으로 이룩한 평등

복제된 공간의 축복을 거부한다

나의 선언은

돌아누운 내 가슴팍

식은땀에 젖는다


무덤에서 맞는 평화

이것이 산을 오르는 이유인가

하늘은 둥글거나 기울어져 있다는

판타지

녹아내린 다리

늘어난 팔로 라디오에 구걸하면

기울어진 천장은

하늘의 사다리

완벽한 죽음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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