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가 그리운 날에
이틀간 내린 비로 풀이 더 무성해졌다.
그 사이 포도가 잠들어 있는 셀릭스가 잡풀에 위태로워 보인다.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포도에게 미안하고… 포도가 그립다.
어느 고양이의 수목장
포도 나무 아래에서 포도알
주렁주렁한 소리로 보챘으니
모른채 할 수 있었겠나
손 등에 새긴 너의 유언은
흔적도 남기지 못함으로
모른채하지 못한 벌이라 여긴다
포도 나무 위 새를 잡던 너의 발은
새를 잡고 새를 잡고
발톱을 세워 하늘에 유언을 새기고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갔어야 했다
떨어진 발톱을 모아
죽은 네 몸이 뿌리가 되고
뿌리친 내 손등을 관통한 꼬챙이 심어
버드나무 잎 닮은 너를 달았다
내 피를 달게 먹는 꿈
새를 잡아 내게 주는 꿈
그렇게 만나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