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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ul 22. 2023

어두운 방

방의 모서리에는

각 진 벽에 긴 손톱을

박아 넣고 매달린

어둑서니가 살고 있었다

어두운 그의 뒤통수를

아니, 앞이었을까

차마 바라보기 무서워

등을 지고 잤다


모서리는 어둑서니가

사는 곳

덫을 놓듯 창을 내고

그림자가 사라진

파란 불빛이 방 안을 채웠다

네 손톱이 박히지 않는

하얀 철갑도 둘렀다

그래서인가 너는 이미

죽은 지 오래된 듯하다


너는 날 겁박하려는 것이

아니었을지도

너도 그저 무서워

말 걸어줄 때까지 기다린 건 아니었을까

빛의 소란에 잠들지 못하는

어느 날 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쓰는건축가 #조병규 #침실 #장소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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