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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건축가 Jul 15. 2023

다락방


낮은 곳을 바라보고 다가선다

머리와 천정이 닿을 때 즈음

천천히 고개 숙여

나의 다락방에 고마움을 표한다

바닥에 앉는 법을 잊지 않게 해 줘서

낮아진 하늘 아래 높아진 고독을

마주할 수 있게 해 줘서


낮은 곳엔 오히려 좋아하는 것들

턴테이블과 몇 장의 낡은 바이닐

가장 편한 자세의 배경이 되어준다

나와 같이 앉은 양은상은 다리가 세개

앉듯 서 있는 네가 다락이라서 편해 보인다

시인과 마주해 한편에 한잔씩 마시던 소주

남은 반 병을 비우기 위해

다시 시집을 들어 마신다


#시쓰는건축가 #두물의날 #보통의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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