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을 바라보고 다가선다
머리와 천정이 닿을 때 즈음
천천히 고개 숙여
나의 다락방에 고마움을 표한다
바닥에 앉는 법을 잊지 않게 해 줘서
낮아진 하늘 아래 높아진 고독을
마주할 수 있게 해 줘서
낮은 곳엔 오히려 좋아하는 것들
턴테이블과 몇 장의 낡은 바이닐
가장 편한 자세의 배경이 되어준다
나와 같이 앉은 양은상은 다리가 세개
앉듯 서 있는 네가 다락이라서 편해 보인다
시인과 마주해 한편에 한잔씩 마시던 소주
남은 반 병을 비우기 위해
다시 시집을 들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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