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그게 모예요?
사춘기 때 살찌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왜 사람들은 인사를 외모에 대한 걸로 말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잘 지내냐는 좋은 말을 두고 살이 쪘네, 빠졌네, 어디 아프냐, 누구 닮았다는 둥 너무 관심이 많은 건지 아닌 건지 종종 헷갈린다. 어릴 때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엄청 들었다. 게다가 브라질로 이민 간 얼굴도 모르는 고모를 닮았다는 말 까지 들었다. 나름 친근함과 관심의 표현이었으리라. 그런데 중고등 때부터 공부한다고 앉아만 있으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공부의 잘함과 앉아 있는 시간은 비례하지 않는다. ㅠ. 얼굴은 달덩이에다가 뼈대가 굵어 살이 붙으니 하체 비만까지.
그래도 닮았단 소리는 아버지 외모가 보기 좋으셔서 나름 좋은 소리였다. 확 달라진 외양 때문인지 친척들을 나를 보고 왜 그렇게 살이 쪘냐며 한 마디씩 던지는데 그 소리가 너무 싫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으나 내 몸뚱이가 너무 컸다. 그래서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었다. 가족들 모임에 안 간다고 하면 버릇없다고 꾸지람하실까 빠지지도 못하고 속으로 얼마나 짜증 나고 싫었던지. 거기다가 다이어트라도 하려면 어머니와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해 놓고는 버린다고 아깝다며 남기지 말고 다 먹게 하니 도움이 1도 안 된다. 난 당당하게 먹기 싫어요, 살쪄서 안 먹을래요, 말을 못 하는 나 자신이 화가 났다. 옷을 입어도 옷태가 안 나고 몸매에 대한 자신감은 바닥에서 머물렀다. 운동을 할 생각도 없고 그에 대한 정보도 지금처럼 많지 않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나마 대학에 들어가 많이 움직이니 살이 좀 빠졌다. 미팅을 하고 소개팅하면서 다시 누군가 닮았단 소리를 듣게 되었고 살에 대한 얘기를 듣지 않으니 좋았다. 그래서 난 사람들에게 인사할 때 외모에 관한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다. 헤어 컷을 해서 변신을 하고 나타나거나 했을 땐 당연히 찬사를 보내지만.
결혼해서 애 키우고 살림하랴 일 하랴 움직임이 많아지니 살이 빠졌고 한 동안 쭈욱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유지가 되고 있었다. 그런데 갱년기가 시작되니 아주 서서히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몸무게도 서서히 늘고 어깨에 염증이 생겨 팔이 잘 안 올라가고 무릎이 아프더니 발바닥도 아팠다. 총체적 난국이다. 정형외과도 가고 한의원에 가 침도 맞고 카이로프락틱도 받았다. 정형외과에서 주는 진통제와 항생제를 먹으니 하나뿐인 신장에 무리가 와서 신장 수치가 금방 안 좋아졌다. 난 물리치료만 받아야 한단다. 그래서 약을 끊고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전환했다. 갑작스레 여기저기 아프고 활동에 제한이 오면서 우울해졌다. 말 끝마다 갱년기 타령을 읊어 대니 얘들은 '엄마 갱년기는 언제 끝나는 거야?' 하고 묻는다. 나도 ' 그것이 알고 싶다'
체중관리와 혈압관리를 위해 식이와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하니는 피할 수 없는 숙제와 같은 거다. 코로나 전에는 복지회관에서 요가도 하고 다이어트 댄스도 했다. 그때 줌바 선생님 시간이 신나고 재미있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하는 거라 들어갈 자리가 없어 대기자로 명단 올려 겨우 들어갔었다. 연속으로 결석하면 자동 탈락이니 열심히 다녔었다. 동작이 틀려도 서로 낄낄 거리며 웃고 다들 아줌마들이라 비슷한 수준이니 편하게 운동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모두 올스톱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되니 집에서 홈트를 할 수밖에 없고 삼시세끼 꼬박 밥만 해 먹으니 확~~~ 찐자가 돼가는 거다. 집에서는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내 건강에 직결되어 있으니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다행히 유튜브를 이용해 요가와 다이어트 댄스 줌바를 만날 수 있었다. 요가는 정적인 운동이지만 줌바는 신이 난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신나게 움직이면 기분도 업 된다. 홈트의 장점은 틀려도 누가 뭐라지 않으니 창피할 일 없고 내 시간에 맞춰 아무 때나 할 수 있다는 거다. 어느 날 걸그룹 노래에 따라 하는 날 보더니 딸이 한마디 한다."엄마 애쓴다~~". 그 말의 뉘앙스는 걸그룹의 동작이 내 몸짓으로 인해 평가절하된다는 얘기겠지.... 남편은 마누라 살찌는 게 싫은지, 살찐 자는 자기만으로 족하다며 내가 슬쩍 안 하고 넘어가는 날이면 왜 운동 안 하냐며 다그친다.
일주일에 두세 번 요가와 한 번의 산행과 수시로 걷기 그리고 거의 매일 저녁에 하는 줌바로 땀을 뺀다. 그 덕에 아프던 어깨며 무릎, 발이 많이 좋아졌다. 딸의 친구 어머니가 갱년기로 많이 힘들어하셔서 너희 어머니는 어떠시냐고 물었단다. 그때가 딸이 이식받고 할 시기라 '울 엄만 나 때문에 갱년기 올 겨를 없을 걸'. 그 말을 듣고 난 빵 터졌다. 그 말이 정답이라 웃을 수밖에. 그 힘든 시기에 모든 게 겹쳤지만 어찌 지났는지 기억이 없다.
운동을 나름 열심히 하긴 하지만 나잇살 때문인지 몸무게가 줄지 않은 탓인지(몸무게는 왜 변동이 없는 건지 나~~ 참) 태가 예전만 못하지만 운동의 효과는 인바디 수치로 나타났다.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어났다.
아~~~ 싸 대~~~ 박!!!! 그래 이거면 성공이지 뭘 바래? 이 나이에. 갱년기 아줌마가 줌바 댄스로 건강도 되찾고 활력도 얻으면 최고지. 핫한 바디 얻어 뭐하게... 별 스타에 나오는 이쁜 몸매 아줌마 될 것도 아니고 말이야.
건강만 하면 장 떙!!!
주부들이여, 우리가 건강해야 가정을 지킨답니다. 엄마들 파이팅!!! 아줌마들 밥 하랴 애들 돌보랴 혹은 일까지 하랴 애씁니다. 모두 힘내세요. 줌바로 건강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