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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 Jun 10. 2021

우리 집엔 별 셋셰프가산다!

미슐렝은 아니나 별나서 별세 개정도 된다

  언제부턴가 딸이 주방에 들어 서면 난 보조가 된다. 드라마 '파스타'처럼 딸은 이선균 셰프가 되고 난 공효진이 되는 거다. 내가 주부 경력이 몇 년인데, 어디 해보라지 싶었다.  처음엔 요리도 해 봐야 늘고 잘하지 싶어 옆에서 도와주고 재미처럼 하던 것이 어느 순간엔 역전이 된 거다. 음식에 들어갈 재료를 잘못 썰었다고 잔소리. 밥시간 늦을까 봐 빨리 서두르니 엄마는 대충대충 성의 없게 한다고 거침없이 해댄다.(우린 친구 코스프레하기도 하고 재미나게 지낸다.) 

 속으로는 '너도 허구한 날 삼시세끼 해 봐라' 하면서도 셰프의 비위를 맞춰 준다.

    '왜 냐구????'

    별 셰프가 칼을 들면 별난 음식을 맛보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에 제한을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충을 잘 모른다.

신장이 안 좋은 사람은 짠 음식을 먹으면 안 되고 단백질도 많이 섭취하면 안 된다. 혈압 관리와 체중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신장이 많이 안 좋아서 투석에 이르면 먹을 음식이 거의 없다. 사람은 먹지 말라면 더 먹고 싶고 몸에 좋은 건 입에 달지 않아 먹기 싫은 법이다. 


    어려서부터 음식 제한을 받았던 딸은 그래서 음식에 대한 집착 같은 것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해한다. 신장 이식 수술 후 일 년이 지나서 인가 어느 날 음식을 한다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부산을 떨어댄다. 난 뭘 하기에 저럴까 싶었다. 알고 보니 나를 위해 일본식 가정 밥상을 차려 주려고 했던 거였다, 난 영문도 모르고 옆에서 도와주고 딸은 힘들어도  끝까지 해 내는 성격이라 내게 밥상을 차려줬다. 난 눈물이 났다. 그동안 딸이 해준 수많은 음식들 ( 명란 오일 파스타, 감 바쓰. 가지 덮밥, 톳 전복밥, 피자, 생일 미역국과 핸드메이드 케이크)이 있지만 이 밥상은 너무 의미가 컸다.

    

딸이 이식 수술후 회복 되고 차려 준 밥상

"엄마 내가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엄마에게 밥상 차려 주고 싶었어, 힘들게 해서 미안해"

딸과 난 그간의 일들 때문인지, 음식 만드느라 진 빠졌는지 다 차려 놓고도 선뜻 먹지 못했다. 

"딸~~ 엄만 네가 건강해져서 이렇게 음식 잘 먹을 수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냉장고에 없는 것만 귀신 같이 찾아도, 장금이 같이 뭐가 들어 갔는지 족집게 같이 맞추고 맛이 이상하다 타박해도, 유통기한 지난 거 어찌 그리 잘 찾는지 골라내도, 매 끼니마다 새 음식으로 차려주느라 머리에 쥐가 나도(면역억제제 먹어서 조심해야 하기 때문) , 집에 없는 메뉴가 입덧하는 사람처럼 먹고 싶대도 엄마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돼!!! 

     우리 집에 별난 셰프가 살아서 행복하다.딸의 별난 음식도 맛있지만 네가 해 주는 거라면 뭐든  미슐렝 별 셋 받는 음식점 안 부러우니까. 내 옆에 있어 주는 거 만으로도 고마워.^^


*너무 많은 내용을 올려 글이 제대로 올려져 있지 않아 재발행합니다. 죄송합니다.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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