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우정

태어나서 처음 쓰는 편지

by 꿈꾸는 감자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새로운 직장생활에 적응하느라 글을 쓸 시간을 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노력해 보겠습니다.

KakaoTalk_20260407_231633716.jpg 처음으로 우체통에 편지 넣는 모습

찌깐이는 어린이집을 수료하고, 올 3월에 유치원에 입학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언니가 되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아무리 언니가 되었다고 마음먹었어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공간, 선생님들, 친구들 모든 것이 낯설었을 것이다. 3주 정도는 유치원 등원 때 나와 헤어지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점차 적응해 갈 무렵이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도서관에 놀러 가자”

“좋아요! 엄마” 찌깐이가 대답했다.

우리 둘은 도서관에서 <오싹오싹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서 낯설지 않은 아이가 보였다. 찌깐이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 단짝이었던 별이었다. 둘은 어른들처럼 형식적인 인사말 같은 건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만난 친구처럼 좋아하며 도서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놀았다. 나는 집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라 집에 가야 했다.

찌깐이는 별이와 헤어짐을 많이 아쉬워하였다. 몇 번이고 인사를 하고, 몇 번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찌깐이를 차에 태우며 웃음이 났다. 벌써 친구와 헤어짐이 어떤 마음인지 알 나이가 되었구나. 찌깐이가 큰아이가 된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더 놀게 해주고 싶었지만, 집에 있는 가족들이 기다릴 것 같아 출발했다.

“별이랑 헤어지는 게 아쉽지?” 도서관을 빠져나오면서 찌깐이에게 물었다.

“엄마! 나 별이 보고 싶어요.” 찌깐이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어린아이들은 깊은 우정이 생길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잠깐 반가웠을 거로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3월 한 달 동안 그 아이가 생각난다는 말을 한두 번 한 적도 있었다. 별이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집에 가야 한다고 재촉한 내가 둘 사이를 갈라놓은 빌런이 된 느낌이었다.

“차를 돌려 주련?”

“응! 별이 보고 싶어요.” 그냥 해본 말인데 진심 어린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드라마에서 남주가 여주를 만나기 위해 갑자기 유턴해 달려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짧은 대화를 하는 사이 집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유턴하였다.

도서관에서 차로 2분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라 별이가 아직 가지 않았다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별이는 도서관에 있어 주었다.

어린이도서관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신발을 벗자마자 뛰어가 별이에게 안겼다. 견우와 직녀가 저렇게 뛰어서 만났을까? 싶은 장면이 펼쳐졌다.

“별이야 ~~” 찌깐이는 별이만 보고, 별이 이름을 부르고 뛰는데, 나는 도서관에서 소리치는 딸 때문에 눈치가 보였다.

별이 부모님께 되돌아온 사정을 말씀드리고 나는 별이 엄마 번호를 물어보았다. 다음엔 시간을 맞춰서 도서관에서 보자고 약속했다. 둘은 잠깐 시간을 보내고 다음을 기약했다.

한 주가 또 지나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며 찌깐이와 놀고 있었다. 티브이에서는 <엄마까투리>라는 만화를 하고 있었고, 재미있게 보고 있었다. 내용은 까투리 가족이 이사를 했고, 예전에 같은 동네에 살던 다람쥐가 보고 싶어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었다.

“별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요. 그런데 나는 글씨를 몰라요.” 찌깐이가 기운이 빠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그림을 그려서 보내봐.” 내가 힌트를 주었다.

“그래요? 그림도 잘 못 그리는데….”

“엄마가 도와줄게.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엄마가 대신 써줄게”

KakaoTalk_20260407_231633716_01.jpg 별이 엄마(찌깐이가 색칠만)와 별이(직접 그림)

찌깐이와 내가 편지를 그리고 쓰고 봉투에 담았다. 스티커도 붙이고 우표도 사서 붙였다. 처음 쓴 편지를 주말 동안 계속 가지고 놀았다.

별이 엄마 번호를 받아두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주소를 물어보고 찌간이와 빨간 우체통을 찾아 편지를 부쳤다.

너무 신기하게도 편지는 별이의 생일날 도착하였고, 좋아했다고 한다. 별이도 난생처음 답장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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