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과 5살 사이

한살 더 먹었어요.

by 꿈꾸는 감자

에피소드1


나는 찌깐이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6층에 사시는 할머님과 할머니를 모셔다드리는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뒤따라 타셨다. 넷이 눈인사하고 올라가는데 타자마자 아주머니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아주머니 : 걸어올 때 뒤에서 들었는데, 아이가 말을 참 잘하는 것 같아요.

나 : 네~. 수다쟁이랍니다.

아주머니 : 몇 살이니? (아이를 바라보며)

찌깐이 : 네 살…, 아니고 다섯 살이요. (손가락을 네 개에서 하나 더 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넷이 함께 웃었다.

아주머니 : 누굴 닮아서 이렇게 귀여울까?

할머니 : 엄마랑 똑 닮았구먼.

나랑 붕어빵 같은 찌깐이는 5살이 되어가는 중이다.


에피소드2


찌깐이 ; 엄마! 나 지금부터 5살 언니가 되었으니 매운 치약으로 양치할게요.

대단한 각오를 한 얼굴이다.

나 : 좋은 생각이야. 도전해보자.

찌깐이는 인생 첫 매운 치약에 눈이 커졌다. 매워서 오래 닦지 않고 짧게 양치를 끝냈다.

찌깐이 : 안 매워요.

말은 안 맵지만, 표정은 인생 첫 매운맛이다.

다음날.

나 : 오늘도 매운 치약으로 양치하는 거지?

찌깐이 : 아니요.

매운 치약은 도전해본 것으로 끝이 났다.


에피소드 3

찌깐이가 가위질한 것들

5살 된 기념으로 안전 가위지만 잘 드는 가위를 사주었다. 4살 때도 가위질해보긴 했으나 혼자서 하지 않고, 나와 같이 잡고 한두 번 경험만 했었다.


혼자서 가위질하는 방법

1. 아빠 손가락이 들어가는 곳은 윗 구멍에, 엄마 손가락과 오빠 손가락은 아래 구멍에 넣는다.

2. 왼손은 오리기 편하게 종이를 잘 잡아줘야 한다.

3. 가위는 눕히지 않고, 세워서 조금씩 오려본다.

설명을 듣고 가위질해본다.

처음부터 당연히 잘되지 않았다. 오리다가 아끼는 그림을 잘라버렸다.

아이는 실망했다.

찌깐이 : 잘 안 되요. 엄마는 왜 잘해요?

나 : 엄마는 가위질 많이 해봐서 그렇지.

또다시 몇 번 종이를 오려보더니 울상이 되었다.

찌깐이 : 언니도 실수할 수 있죠?

나 : 그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계속 연습하면 잘 될 거야.

찌깐이는 집중해서 계속했다.

찌깐이 : 좀 쉬어야겠어요.

나 : 그래. 정말 오랫동안 가위질했어. 좀 쉬었다가 해.

찌깐이는 그렇게 종일 다른 놀이를 하다가도 가위질을 틈틈이 했다.

며칠 동안 반복했다. 지금은 가위질이 제법 늘었다.

찌깐이는 배웠을 것이다. 언니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실수는 연습을 많이 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에피소드4

티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맛이 있어서

하나 먹고 둘 먹고 또 먹었더니

꾸루루루룩, 꾸루루루룩

꾸룩 ~ 꾸룩 ~ 배가 아파요.

- 아이스크림 동요 중 -

찌깐이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좋아한다고 많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티코라는 작은 아이스크림을 가끔 주곤 한다. 이 아이스크림은 5.5X3.5cm 정도의 크기로 어른 입으로는 한 입 거리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크기다. 그래서 하나만 먹으면 성에 안 차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이 먹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쉬운지, 아주 조금씩 먹었다.

찌깐이 : 엄마, 안에는 흰 아이스크림인데, 밖에 검은색이 어떻게 딱 붙어 있어요? 풀도 없는데….

나 : 풀? (무슨 말인지 한참 생각했다.)

아! 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풀칠도 하지 않았는데, 초콜릿이 딱 붙어있는 게 신기해?

찌깐이 :네.

나 : 겉에 있는 초콜릿은 따뜻하게 하면 물처럼 녹거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물로 된 초콜릿을 씌워서 냉동실에 꽁꽁 얼리면 이렇게 딱 붙게 되는 거야.

오늘도 찌깐이 호기심에 호기심이 생긴다. 때론 쉽게 설명하는 것이,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 힘들 때가 있다.

하나를 다 먹고, 또 먹고 싶어진 찌깐이가 나에게 왔다.

찌깐이 : 엄마! 더워요.

나 : 응? 엄마는 안 더운데….

찌깐이 : 나는 더워요.

무슨 말인지 감이 와서 웃음이 났다. 그래도 모르는 척해본다.

나 : 그럼. 샤워를 해야지.

찌깐이 : 아니~ 머리는 안 덥고, 몸만 더워요.

나 : 그러니까 샤워하자.

찌깐이 : (울면서) 아니요~ 몸속이 덥다고요.

아이스크림 동요처럼 우린 두개까지만 먹었다. 또 먹으면 꾸루루룩 할 수 있으니.

아이스크림 더 먹고 싶다는 말을 저렇게 돌려서 할 줄도 알고 많이 컸다. 이럴 줄 알고 작은 아이스크림 사 둔 거지.

속이 더울 땐 아이스크림 하나 더 ~


*종일 일을 하다보니 글을 쓸 시간 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번주는 찌깐이와 기억하고 싶은 에피소드 몇개를 적어보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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