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연재 했어야 했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찌깐이는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남들은 다 두 개인 신장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는 일주일 동안 중환자실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찌깐이는 또 남들은 없는 것 하나 달고 나왔다. 아랫잇몸에 혹이 하나 나 있었다. 그리고 심장 소리에 잡음도 들린다고 했다.
첫째는 건강하게 낳아서 태어난 다음 날 젖을 물렸다. 그런데 찌깐이는 코로나 시국이라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하루에 한 번, 볼 수 있는 시간이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수술을 해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처음 아이를 보러 갔다. 잘 자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건강해 보였다. 아이를 품에 안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괜찮아. 건강아. 엄마, 아빠가 있잖아. 건강하게만 태어나라고 건강이라고 태명도 지었는데…. 우리 검사 잘 받고 나오자. 퇴원하면 엄마가 많이 안아줄게.”
“진짜요? 자연 임신하신 건가요?”
그렇다. 찌깐이는 내 나이 42살에 나에게 왔다. 나도 신기했다. 이 나이에도 아이가 생기는구나. 주변에 젊은 사람도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이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산모가 노산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가 생길 수도 있고, 태아의 염색체 이상 및 기형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거기다 첫째 때 했던 입덧을 다시 해야 한다니 끔찍했다.
‘힘든 일은 어릴 때 다 겪었어. 더 힘든 일은 오지 않을 거야.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 거야. 또 나에게 힘든 일을 주시면 그건 하느님이 반칙하는 거야. “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찌깐이에게 신장 하나가 없다니….
찌깐이는 지금까지 대학병원에 자주 다닌다. 잇몸에 올라온 혹 속에는 작은 뼛조각이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있었다. 수술이라고 할 것도 없이 치과에서 의사가 핀셋으로 뽑아냈다. 왕왕 이런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혹은 사라지지 않았고 후에 또 치과에 갔다. 그런데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찌깐이는 그곳에서 뼛조각을 하나 더 뽑아냈다. 의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건 이가 아니라고 했다. 내가 보기엔 이처럼 보였지만 뿌리가 없어서 그냥 뼛조각이라고 했다.
’이런 불필요한 뼛조각을 두 개가 가지고 오지 말고 신장을 하나 더 가지고 오지.”
혼잣말했다. 뼈를 뽑은 자리엔 유치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와 이 사이가 약간 벌어져 있다. 이가 있을 자리만 있는 것이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유치가 나오지 않은 것이지, 아직 영구치가 아니다. 영구치가 꼭 이곳에서 잘 나와서 자라길 기도해 본다.
심장에 잡음은 심장에 작은 구멍들이 있어 나는 소리라고 한다. 그런데 찌깐이도 잡음이 들린다고 했다. 보통 24~48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닫힌다고 했다. 하지만 찌깐이는 일주일 동안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깨끗하게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여 또 걱정시켰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 24개월쯤 완전히 닫혀 잡음이 들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가 하나쯤 없어도 살 수 있어. 심장의 잡음도 사라졌어. 문제는 신장이다.’
하지만 나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하나라도 문제없이 잘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만약에 문제가 있더라고 내 신장하나 떼어주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아이가 신장이 하나입니다. 신장에 무리 가지 않는 약으로 처방해 주세요.”
어느 병원에 가나 하는 소리이다.
“저의 아이는 멀티비타민 먹지 않아요. 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찌깐이가 이쁘다고 주신 분에게 한 말이다.
담당 의사가 약을 조심하라고 했다. 특히 한약은 절대 먹이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사탕처럼 주는 비타민과 홍삼이 들어간 음료도 먹이지 않는다.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이 나면 무조건 요로감염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는 열이 나면 요로감염일 수 있기 때문에 응급실로 바로 오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독감, 감기 등 아이가 열 날일이 얼마나 많은가? 매번 멀리 있는 응급실에 가는 대신 가까운 병원에 다니며 열이 나면 무조건 소변검사를 했다. 소변검사는 소아용 소변 수집 백을 이용한다. 생식기에 부착해서 아이가 소변을 보면 수집 백에 고이게 된다. 그런데 이게 잘 부착이 되지 않고 공간이 생기면 다 새어서 수집이 안 된다. 그럼 여러 번 시도한다. 부착 테이프는 강력하다. 생식기는 너무 여린 피부이고 떼어낼 때마다 아이가 고통스러워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노력해 보지만 새어 나오기 일쑤다. 지금에서야 소변을 가려서 수집이 쉽지만 4살까지 열이 오를 때마다 소변검사는 나에게 고통이었다.
우리 찌깐이는 소변도 4살까지 힘들게 가렸다. 지금도 밤중에 기저귀를 하고 잔다.
소변 수집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할지 예상 못했다. 하지만 찌깐이와 나는 잘해 나가는 중이다. 남들보다 더딜지 모르지만 앞으로 잘해 나갈 거라 믿는다.
6시 44분
찌깐이 : “안아줘요.”
나는 찌깐이를 안아줬다. 새벽공기가 차가워 아이를 더 꼭 안아주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방귀를 뀌었다. 남편 앞에서는 조심하는데 찌깐이 앞에서 부끄럼도 모르고 시원하게 뀌었다. 시원하게 해 놓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 : “미안”
찌깐이 :“뭐가 미안해요?”
나 ; “방귀 뀌어서 미안해.”
찌깐이 : “ 엄마가 나를 때린 것도 아니고, 시끄럽게 소리를 지른 것도 아닌데 뭐가 미안해요. 방귀 뀌는 것은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너무 조리 있게 말해서 놀랐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나 : “ 아니, 냄새날 수 있잖아.”
찌깐이 :“방귀가 멀리 있어서 냄새나지 않아요.”
아이를 더 꽉 안아주었다.
나 : “고마워.”
아이와 눈을 뜨고 찌깐이와 대화할 때 너무 행복하다. 우리에게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