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ible Essay

하나님의 걸작품, 사람

by lee nam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창세기 1:31)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미술관을 방문한 날이었다. 전시된 그림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각 작품마다 담긴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려 했다.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한 작품 앞에 멈췄다. 넓은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풍경화였다. 색채와 디테일,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섬세함이 압도적이었다. 옆에 서 있던 한 관람객이 작가의 설명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5년이 걸렸대요. 정말 정성이 대단하지 않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한 사람이 만든 작품 하나도 이렇게 놀라운데, 우리 자신은 얼마나 더 위대한 작품일까?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창세기 1장 31절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함한 모든 창조물을 걸작으로 보셨다는 선언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단순히 만든 것이 아니라, 심혈을 기울여 완벽하게 창조하셨다. 특히 사람은 그분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특별한 존재다. 미술관을 떠나 돌아오는 길에 거울 속 내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단순히 우연히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계획과 의도 안에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사실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깨달음은 내가 크게 좌절했던 한 순간과도 연결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람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러다 어느 날, 부모님 집에서 어릴 적 사진을 우연히 꺼내보았다. 사진 속 나는 부모님 앞에서 웃고 있었다. 뒤이어 찍힌 또 다른 사진에서는 내가 넘어져 울고 있었는데, 부모님은 여전히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었다. 순간 깨달았다. 부모님의 눈에는 잘하거나 부족하거나 상관없이 내가 사랑받는 존재였음을. 그리고 그 사랑은 하나님이 나를 바라보시는 시선과도 같았다. 나는 부족함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걸작품이었다.


세상을 돌아보면, 우리는 창조주의 작품을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꽃 한 송이,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그리고 우리 자신까지도 모두 하나님의 걸작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드러난다. 외모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며 삶의 환경이 다르더라도, 모두가 각자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창조된 존재들이다. 그러니 서로를 판단하거나 비교하는 대신, 하나님의 작품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의 작품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다짐한다. 나는 하나님의 손길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스스로를 부족하게 느낄 때에도, 하나님은 나를 “심히 좋았다”라고 평가하신다. 그분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드신 이유는 우리가 단순히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분의 형상과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다. 나는 오늘도 거울 속 나 자신에게 말한다. “너는 하나님의 걸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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