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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1

모국어로 시를 쓰면

by lee nam

모국어로 시를 쓰면

고향의 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낱말마다 그리움이 스며들고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가

구절마다 조용히 들리는 듯하다.


어린 시절 흙길 위에서 놀던

발걸음마다 추억이 묻어나고

들판 가득 벼 이삭이

햇살처럼 흔들리던 그때가

단어 하나하나에서 숨을 쉬며

다시 내 속에서 살아난다.


모국어는 내 기억의 뿌리

오래된 듯하지만 새롭고

낡은 듯하나 단단하게

잊고 있던 강물이

글 속에서 차오르며

그리운 얼굴들이

단풍잎처럼 떠오른다.


모국어로 시를 쓰면

가슴 깊은 곳에 있던 기억들이

조용히 서로를 불러내어

따스히 손을 맞잡고

내 안의 실개천이 되어

고국의 강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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