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로 시를 쓰면
고향의 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낱말마다 그리움이 스며들고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가
구절마다 조용히 들리는 듯하다.
어린 시절 흙길 위에서 놀던
발걸음마다 추억이 묻어나고
들판 가득 벼 이삭이
햇살처럼 흔들리던 그때가
단어 하나하나에서 숨을 쉬며
다시 내 속에서 살아난다.
모국어는 내 기억의 뿌리
오래된 듯하지만 새롭고
낡은 듯하나 단단하게
잊고 있던 강물이
글 속에서 차오르며
그리운 얼굴들이
단풍잎처럼 떠오른다.
모국어로 시를 쓰면
가슴 깊은 곳에 있던 기억들이
조용히 서로를 불러내어
따스히 손을 맞잡고
내 안의 실개천이 되어
고국의 강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