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em1

돌틈에 핀 꽃

by lee nam

낯선 땅 돌틈에 떨어진 씨앗 하나

단단한 벽에 막혀 숨죽인다.

바위 사이로 스며든 눈물방울은

작은 틈을 비집고 기다림을 배운다.


차가운 바람 속 찾아든 비 한 방울

메마른 돌틈을 적시며 희망을 심는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킨 새싹은

빛을 향해 고개를 들고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


견고한 돌을 뚫고 나온 연약한 싹은

깊은 상처를 간직한 채 하늘을 향해

조심스레 뻗어나가며 긴 고통을

빛 속에서 잊으려 한다.


마침내 돌 위에 선 꽃은

바람 속에서도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아픔을 딛고 피어난 꽃잎들은

하늘을 향해 향기를 널리 퍼뜨린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국어로 시를 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