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들이 바람에 흔들려
노랗게 떨어진다,
발끝에 사각거리는 소리
차 한 잔 손에 들고
우리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야기 속엔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어져
우리 발길을 감싸 안는다.
햇살은 금빛 실이 되어
나무와 나무를 이어주고
낙엽은 한 장씩
바람에 페이지처럼 넘겨지며
우리는 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시간을 천천히 우려낸다.
발끝에서 피어나는 가을의 소리
웃음과 속삭임이 함께 뒤섞여
단풍숲은 우리의 찻집이 되고
차 향기 속에 우리의 시간은
추억 속에 녹아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