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oem1

가울을 담은 하늘 호수

by lee nam

쪽빛 하늘이 호수처럼

눈부시게 열려 있다.

나뭇잎들은 그 위에

물결 되어 흩어진다.

바람은 나무 사이를 스치고

황금빛 잎새들이 달린 가지들

하늘 호수에 살며시 몸을 띄운다.


높이 뻗은 가지는

호숫가에 닿지 못할 언덕처럼

아득한 그리움을 품는다.

빛바랜 잎사귀가

떨어지며 만든 물결이

하늘 호수에 잔잔히 퍼져 나간다.


가을의 무언의 노래가

호수 위를 어루만지고

우리는 그 아래에서

나무와 하늘이 만나 이룬

푸른 호수 속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모든 것은 흘러가듯

가을의 호수 속에 잠긴 나

그 깊은 고요 속에서

지난 시간이 잔잔히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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