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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say

하루

by lee nam

하루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하루는 단순히 해가 뜨고 지는 반복이 아니다. 한 사람의 삶에서 하루는 그 자체로 완결된 한 편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루를 채우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몸과 마음을 위한 양식, 곧 우리를 살게 하는 것들일 것이다.


가장 먼저 하루의 시작을 여는 양식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눈을 뜨며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져보자. 비록 일상 속의 반복된 시간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품는 순간 하루는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순간으로 다가온다. 감사는 마음의 양식이 되어 우리를 따뜻하게 하고, 하루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호기심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점점 더 익숙하게 다가오고, 사소한 것들에 감탄하거나 신기해하는 마음이 희미해지곤 한다. 하지만 작은 일에도 호기심을 품으면 하루는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 길을 걷다가 만난 작은 꽃 한 송이,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가게, 지나가는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까지. 이런 작은 발견들이 쌓이면 하루는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작은 기쁨들로 채워진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꼭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우리는 매일 해야 할 일들로 하루를 빼곡하게 채우고, 이를 해내기 위해 힘쓴다. 하지만 스스로를 다독이며 쉴 수 있는 시간 또한 중요하다. 하루를 채우는 과정에서 휴식은 마음과 몸을 돌보고 재충전할 기회를 준다. 잠시라도 멈추어 쉬어갈 때 우리는 비로소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하루는 짧고도 길다. 우리가 어떻게 하루를 채워나가느냐에 따라 삶도 채워진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호기심으로 하루를 탐색하고, 휴식으로 마무리한다면 그 하루는 가슴속에 온기를 남긴다. 하루를 채우는 양식은 작고 단순하지만, 그 작은 것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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