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수필>
에덴 동산을 생각하면, 그곳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선의 환경처럼 보인다. 풍부한 과일과 푸르른 나무,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아담과 하와는 걱정이나 고통 없이 살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고, 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이 풍족하게 주어졌던 그 낙원. 하지만 그곳에는 뱀이 있었다.
에덴에 뱀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그곳에 동물이 하나 더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뱀은 인간의 마음 속 약점을 파고들었다. 그것은 호기심일 수도, 더 알고자 하는 욕망일 수도, 또는 금지된 것을 향한 은밀한 유혹이었을지도 모른다. 뱀은 우리에게 가장 살기 좋은 환경 속에서도 유혹과 시험이 있을 수 있음을 상징한다. 아무리 완벽해 보여도 그곳에 숨은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삶 속의 에덴들도 그와 비슷하다.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삶의 순간이나 장소에서조차 우리 마음 속에는 어딘가 작은 틈이 있다.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인간은 늘 새로운 것을 바란다. 더 나은 것, 더 많은 것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갈망한다. 에덴의 뱀은 우리에게, 때론 아무런 불편함 없이 주어진 삶 속에서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깨뜨리려는 경향이 있음을 알려준다.
에덴의 뱀이 상징하는 것은 단순히 인간의 타락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본래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삶을 어떻게 스스로 깨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완벽한 에덴에도 뱀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어느 곳에서나 경계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교훈을 준다. 결국 에덴은 완벽한 환경이었지만, 우리 내면의 약함과 불안정함까지 완벽하게 보호해주지는 않았다. 에덴의 뱀은 그 안에서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스스로의 유혹을 상징한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누리는 안정과 평화 속에 과연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 우리 마음 속 에덴에도 어딘가 뱀이 숨어 있지는 않을까?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서도 유혹과 갈망은 늘 존재하고, 그것을 마주하고 넘어서야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