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미국에 이민을 왔을 때, 낯선 문화와 환경은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익숙하던 모든 것과 너무나도 달랐고, 처음에는 하나하나가 다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 말부터 음식, 생활 방식까지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나 자신이 마치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경험 속에서 나만의 새로운 교집합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장 큰 충격 중 하나는 거리에서 사람들과 마주칠 때였다. 내가 알던 예의와는 다르게 미국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고,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이들이 주고받는 작은 친절은 나를 점점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작은 인사를 통해 나는 내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의 문화 속 친절함과 내 어색함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미소라는 언어로 소통할 수 있었다.
음식 문화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는 밥과 국이 있어야 한 끼 식사로 느껴졌지만, 이곳 사람들은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점심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친구들이 점심을 함께 나누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보며, 그들은 시간을 단순히 음식을 먹는 데 사용하기보다 사람들과 나누는 데 더 의미를 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과 샌드위치를 나누며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점심 한 끼가 자연스럽게 교집합을 이루었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점에서 우리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또한, 이곳의 다양한 축제와 문화 행사들을 접하면서 다른 이민자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전통을 나누는 모습에서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에서 경험했던 가족 중심의 단단한 유대감을 이곳에서는 이웃들과의 교류를 통해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함께 모여 각자의 문화와 전통을 나누는 경험은 나에게 이곳이 진정한 다문화 사회임을 체감하게 해 주었다.
이렇게 나만의 문화와 이곳의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는 새로운 통찰과 배움을 얻었다. 처음에는 충격으로 다가왔던 그 모든 경험들이, 이제는 내가 이곳에서 자리 잡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문화의 교집합은 우리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