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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nam Dec 02. 2024

분홍 구두 한 짝

동네 어린이 놀이터,  

웃고 떠드는 소리

하늘 높이 퍼져 나간다.  


푸른 잔디 위에  

떨어져 있는  

분홍 구두 한 짝,  

구두끈이 풀린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선가 주인공이 외친다,  

“내 구두, 엄마 내 구두,  

한 짝 어디 갔어?”  


벌거벗은 발을 쳐다보며  

구두를 찾아달라고  

보채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조용한 잔디를 흔든다.  


바람이 구두를  

스쳐 지나가며 속삭인다.  

“내가 네 주인에게  

전해줄게, 네가 여기 있다고.  

꼼짝 말고 여기 그대로 있어.”  


놀이터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구두 한 짝만 텅 빈 공원

잔디밭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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